`구태 못 벗는' 지방의회 개원 하자마자 자리싸움
`구태 못 벗는' 지방의회 개원 하자마자 자리싸움
  • 엄경철·이선규기자
  • 승인 2022.07.05 1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도의회·충주시의회
여야, 상임위 배정 갈등
국힘, 원구성 단독처리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주시의회 의원들이 5일 충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주시의회 의원들이 5일 충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방의회가 부활한지 30년이 넘어섰지만 여전히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 구성 때마다 자리싸움으로 벌어지는 정당간 자리싸움이 재연됐다.

충북도의회와 충주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충북도의회와 충주시의회는 임시회를 열고 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여야 간 상임위 배정 갈등이 불거지면서 야당 의원들의 등원을 거부하는 사태를 빚어 여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충북도의회는 지난 4일 401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산업경제위원장과 교육위원 2명 배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등원을 거부해 국민의힘 단독으로 원 구성을 마쳤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상임위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이날 오전에 열린 1차 본회의를 중단하고 4시간 가까이 추가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못했다. 결국 오후에 열린 2차 본회의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28명만 참석해 5개 상임위원회와 운영위원회, 2개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정책복지위원장을 민주당 몫으로 임의 배정했고, 나머지는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의 횡포”라며 대응방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의회도 원 구성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됐다.

시의회는 5일 오전 제26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하려했으나 상임위 배분에 반발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등원 거부로 열리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충주시의원들은 이날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불공정한 상임위 배분을 강행하면 등원을 거부하고 모든 방안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9대 충주시의회는 국민의힘 11명(58%), 민주당 8명(42%)으로 구성됐다. 민주당은 행정문화위원회 3명, 산업건설위원회 3명, 복지환경위원회 2명을 배치하고 각각 희망 상임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에도 각 상임위에 3명, 3명, 4명 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행정문화위 4명, 산업건설위 4명, 복지환경위 2명을 각각 배치할 방침이다.

양당이 각 상임위에 대등한 의석을 배치하자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지만, 국민의힘은 행정문화위와 산업건설위 등 알짜 상임위에 소속 시의원을 늘려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의정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특정 위원회를 다수 의석으로 장악하려는 것은 의회 고유의 권한이자 의무인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포기하려는 행태”라며 “균형배분하지 않으면 제2의 수안보 한전연수원 사태 또는 제2의 라이트월드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58대 42라는 시민의 선택에 맞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려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민주당에 할애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에 맞는 협치 정신을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충주시의회는 제8대에서도 다수당인 민주당이 전·후반기 의장·부의장, 상임위원장까지 싹쓸이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엄경철 선임·충주 이선규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