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19 백신 2호는
국산 코로나19 백신 2호는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2.07.0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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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했다.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지난달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이하 스카이코비원)를 품목 허가했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항원바이알과 동봉된 면역증강제(AS03)를 혼합한 0.5㎖를 4주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하게 된다.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아닌 기본 2회 접종이 기준이다.

스카이코비원의 품목 허가 승인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지난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약 2년 6개월, 지난해 2월 해외에서 들여온 백신의 첫 접종이 이뤄진지 16개월 만에 토종 백신이 탄생한 것이다. 스카이코비원의 탄생은 우리나라가 드디어 `백신주권'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K-바이오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헬스 분야 강국으로 도약을 위한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딨게 됐다.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부터 원재료 조달, 완제품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 전 과정을 지휘했기 때문에 `국산 1호' 백신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스카이코비원의 개발을 두고 업계에서는 완전한 국산 백신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카이코비원은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의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로부터 2450억원의 개발비를 지원받았다. 우리 정부로부터 지원금은 받지 않았다.

업계는 이와 관련해 해외 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개발 자체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최근 `신정부의 신약개발육성 정책 제안' 온라인 토론회에서 “감히 자체 백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다소 건방지다 싶을 정도로 이 프로젝트는 CEPI, BMGF와의 파트너십에 의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개발 과정에서 국외 기술이 도입됐다. 백신에는 미국 워싱턴대 약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의 항원기술인 `나노 입자'가 사용됐다.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 `AD03'도 쓰여졌다.

국외 자본과 기술력이 투입된 백신이라는 점에서 국내 바이오 업계는 사실상의 국산 백신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망할 일은 아니다. 국외에서 기술이 도입됐다 하더라도 개발사의 우수한 기술력 등 역량이 투입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개발 중인 제2, 제3의 코로나19 백신의 출현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외에 현재 국내에서 유바이오로직스가 순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상3상이 진행 중으로 업계는 올해 안에 제2호 국산 백신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아이진, 셀리드 등 총 6개 업체가 개발에 한창이다. 관건은 정부의 지원 여부다. 적게는 수백억, 많게는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백신 개발을 바이오업체에만 맡기는 것은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은 코로나19 발발 초기 수조원의 예산을 긴급 투입해 백신 개발에 성공해 현재 수십, 수백 조원의 이윤을 챙기고 있다.

그렇다는 우리 정부도 보다 전향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백신 주권과 세계를 호령하는 K-바이오의 결실을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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