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도 샌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도 샌다
  • 방선호 수필가
  • 승인 2022.06.3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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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방선호 수필가
방선호 수필가

 

우리 속담 중에 `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떠한 행동이 습관이 되면 그 행동을 마음먹지 않은 때에도 하게 된다는 뜻이다.

품성이 좋은 사람은 밖에 나가서도 좋은 품성이 드러나지만, 품성이 나쁜 사람은 어디를 가도 사람의 본바탕을 감추지 못하고 드러나기에 안과 밖의 행동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 나가서도 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새지 않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 나가서 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일 뿐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부모와 형제, 자식들을 함부로 대하면서 친구나 동료 등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잘한다는 것은 위선이고 가식에 지나지 않는다. 가까울수록 소중한 관계 맺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너무 가까워 소홀히 대할 때가 있다.

부모, 형제, 자식은 막 대해도 쉽게 인연이 끊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손해가 발생하지 않지만, 밖에서 만나는 인연들은 조금만 잘못 대해도 즉시 인간관계가 어긋난다.

이처럼 관계가 틀어져 그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다고 생각해 애써 예의를 갖춰 행동한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지독히 이기적이고 유아적인 소인배의 전형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들에게 특히 더 잘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집안에서 부모와 형제, 자식들에게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밖에서 만난 사람에게도 주판알을 튀기며 끊임없이 계산하는 짓을 멈추고 그때그때 상황에 딱 들어맞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집안과 집 밖을 구분할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집 마음과 속마음이 다르지 않은 행동 해야 한다. 즉, 집에서도 새지 않고 밖에서도 새지 않는 바가지가 되어야 한다.

집안에서도 새지 않고 집 밖에서도 새지 않는다는 것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마음의 흔들림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매순간 자신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으며, 꼭 해야 하는 바른 생각과 바른말과 바른 행동으로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이득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 없어야 하지만 타인에 대한 알량한 배려 때문에 혼자서 손해를 뒤집어쓰는 일도 없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챙겨주며 윈윈할 수 있는 멋지고 지혜로운 상생의 삶이어야 한다. 집에서도 새지 않고 밖에 나가서도 새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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