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생산성 낮은 기업, 높은 기업보다 부채 3배"
한은 "생산성 낮은 기업, 높은 기업보다 부채 3배"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6.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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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 고생산성, 고수익성 기업 대비 각각 3배, 1.6배 높은 수준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자조차 낼 수 없는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2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한은이 자체 추산한 결과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 더 많은 신용을 보유하는 등 기업신용 배분의 효율성이 높지 않았던 반면, 부실위험이 높지 않은 기업의 신용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생산성은 생산활동에 참여한 모든 생산요소(기업, 근로자, 금융기관 등)에 배분되는 이익인 부가가치(영업잉여+인건비+이자비용등)을 평가하는 반면, 수익성(ROA)은 기업에 귀속되는 당기순이익만을 평가한다.



저생산성 및 저수익성(각 1~2분위) 기업은 고생산성 및 고수익성(각 4~5분위) 기업 대비 각각 3배, 1.6배 수준의 부채를보유했다. 또 중저위험(각 2~3분위) 기업이 전체 외감기업 부체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능력이 양호한 정상기업(이자보상배율 1 이상)이 2020년 말 기준으로 전체 외감기업 신용의 64.0%를 차지했다.



다만 2017년 이후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취약기업'과 3년 연속 취약기업인 '한계기업'의 신용비중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한은이 패널회귀모형을 통해 개별 기업의 생산성, 수익성, 부실위험 수준과 기업부채 증가(차입금의존도 상승)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생산성과 수익성 수준은 기업부채 증가와의 관계가 유의하지 않지만 부실위험 수준이 낮아질수록 부채 증가율이 유의하게 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신용 증가와 기업의 미래 생산성, 수익성, 부실위험 수준 변화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신용이 증가한 기업은 대체로 시차를 두고 향후 생산성과 수익성이 향상되고 부실위험이 완화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산업별 또는 기업별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업의 경우 기업의 신용 증가와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 간 관계가 유의하지 않거나 여타 산업에 비해 생산성이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숙박음식업의 경우 기업부채 증가와 생산성 향상 간 관계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수익성을 높이거나 부실위험을 낮추는 데에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기업부채가 한계기업들에 과도하게 유입되지 않도록 코로나19 관련 기업 금융지원을 경기회복 양상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코로나19 기간중 정책지원을 통한 기업신용의 급격한 증가가 단기적으로 경기둔화 위험을 완화시켰으나 중기에는 동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한은은 "중소기업 등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지속하되 계속사업이 어려운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간접금융시장의 경우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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