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길목 … 山寺 사색의 숲길 걸어볼까
초여름 길목 … 山寺 사색의 숲길 걸어볼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2.06.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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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마곡·봉곡사 등 사찰길 풍광 일품
선조들 흔적 따라 걷는 곳곳 힐링은 `덤'
(왼쪽부터) 보은 법주사 세조길, 오리길.
(왼쪽부터) 보은 법주사 세조길, 오리길.

 

초여름 걷기 좋은 계절이다. 녹음을 머금은 나무와 풍경소리에 어깨에 놓인 짐을 덜어 내고 싶은 요즘.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할 수 있는 걷기 좋은 사찰길을 찾아보면 어떨까.



# 충북 보은 법주사 오리길

`소백산 죽령 넘고 조령을 넘더니/기암괴석 심산유곡 속리산이 솟았구나/정이품의 연송보며 수림 사이 오리길에/법주사 팔상전 두루 살펴 본 뒤에/삼존좌불 법신불께 두 손 모아 합장하네'(속리산 법주사 중 1절)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보은 속리산 법주사는 오리 숲길은 법주사를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한다. 그 모양이 오리를 닮아서가 아니라 속리산 입구에서 법주사 입구까지 그 길이가 5리(2㎞)에 이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수령 100년이 넘은 떡갈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참나무 숲이 터널을 이뤄 법주사 오리 숲길은 그야말로 청정도량 법주사로 가는 사색의 숲길이다. 속리산 불법의 은혜가 큰 절이라고 여겨 고려 시조 왕건은 물론 고려의 공민왕, 조선의 세조 등 여러 임금이 찾았던 절이다.



# 충남 공주 마곡사 솔바람길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예부터 마곡사가 깃들어 있는 태화산 골짜기에 마(麻)가 많이 자라서 이름 붙여졌다고도 하고, 자장율사가 당나라에 유학하던 시절 스승인 마곡화상을 기려 마곡사라 불렀다고도 한다.

이 절은 백범 김구 선생과 인연이 깊다.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일본인 장교 쓰치다를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 나루에서 죽인 김구 선생은 인천형무소에서 옥살이하다가 탈옥해 이 절에 숨어서 승려를 가장하며 살았다.

솔바람길은 김구 선생이 도피해 은거생활을 하며 거닐던 소나무 숲길이다. 이 길은 백범 명상 길(1 코스), 백범 길(2 코스), 송림숲길(3 코스)로 나뉘어 있다.



# 충남 아산시 봉곡사 천년의 숲길

봉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신라 말 도선이 창건했고 1150년(의종 4) 보조국사가 중창해 절 이름을 석가암(釋迦庵) 또는 석암(石庵)이라고 불렀다.

천년의 숲길은 봉곡사 주차장에서 사찰까지 700m에 이르는 소나무 숲길을 일컫는다. 이곳 소나무 밑둥을 자세히 보면 `V'자 모양이 있는데 이것은 일제가 패망 직전에 연료로 쓰고자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주민을 동원해 껍질을 벗긴 흔적이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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