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소인국·거인국 나도 가볼 수 있을까
걸리버 여행기 소인국·거인국 나도 가볼 수 있을까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창의인재부장
  • 승인 2022.06.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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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창의인재부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창의인재부장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는 걸리버가 방문한 곳 소인들이 사는 릴리프트, 거인들이 사는 브로딩낵에 대한 이야기이다. 걸리버는 폭풍우에 휩쓸려 작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 릴리퍼트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사람들의 모습은 크기만 다르지 생김새는 똑같다. 또한 거인들이 사는 브로딩낵으로 가게 되었을 때에도 크기만 더 어마어마하게 크지 생김새는 똑같다. 아마도 일반 사람들은 크건 작건 간에 사람이니까 똑같은 모습인 것이 당연하지 뭐가 이상하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물리학은 이런 세상은 없다고 말한다. 오늘은 좀 계산식을 활용해보자.

소설에서 소인국 사람은 걸리버보다 12배 작고 거인국 사람은 걸리버보다 12배 크다고 했으니 이 값을 사용해 왜 현실에서는 더 작은 사이즈에서 인간 모습을 취하지 못하고, 더 큰 사이즈에서도 인간 모습을 취하지 못하는지 설명해보자. 먼저 걸리버의 키가 174㎝, 몸무게 68㎏f라고 가정해보자.

면적-부피의 법칙[길이가 2배 늘어나면 표면적은 4(2×2)배, 부피는 8(2×2×2)배 늘어남]에 따라 소인국에 사는 소인의 키는 걸리버보다 12배 작은 14.5㎝, 소인의 몸무게는 걸리버보다 12×12×12배 작은 40gf가 되어야 한다. 뭐? 걸리버보다 12배 작은 소인이라는 것이 그렇게 작다고? 좋아. 그럼 키는 가운데 있는 손가락만 하고 불면 날아갈 만큼 몸무게가 적다고 하지 뭐. 그럼 안돼? 문제는 몸에서 생산되는 열에너지는 몸의 부피에 비례하고, 몸에서 발산되는 열에너지는 몸의 표면적에 비례한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다시 말해서 몸에서 생산해내는 에너지는 걸리버보다 12×12×12배 더 적으면서도 몸에서 발산하는 에너지는 걸리버보다 12×12배이다. 즉 생산해내는 양보다 밖으로 빼앗기는 에너지가 더 많아서 체온을 유지할 수가 없다. 소인들이 걸리버와 똑같은 모습으로 있게 될 경우 추워서 죽어버린다.

그럼 거인들은 어떨까? 거인의 키는 걸리버보다 12배 큰 21m, 거인의 몸무게는 걸리버보다 12×12×12배 큰 117톤이 되어야 한다. 뭐? 걸리버보다 12배 큰 거인이라는 것이 그렇게나 어마어마하다고? 좋아. 그럼 거인 1명의 키는 아파트 1채 높이만 하고 몸무게는 으음…. 비교할만한게 없을 정도로 무겁네. 하여튼 그렇다고 하지 뭐. 그럼 안돼? 문제는 근육이 내는 힘은 근육 단면적에 비례한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몸의 길이가 2배라면 단면적은 4배가 되니까 여기서 나오는 힘도 4배가 된다. 그런데 거인국 사람의 경우에는 걸리버보다 12배나 크다. 다리가 견딜 수 있는 힘의 크기도 12×12배 증가한다. 그러나 앞에서 알아본 것처럼 거인의 몸무게는 12×12×12배 증가했으므로 다리로 버틸 수 있는 힘보다 더 큰 무게로 인해 결국 거인국 사람의 다리는 부러지게 될 것이다. 어마어마하게 굵은 다리를 가지지 않는 이상 그 몸무게를 버틸 수 없을테니까. 결국 모습이 바뀔 수밖에 없다.

어마어마하게 큰 태양계의 행성은 왜 전부 둥글둥글한 공모양일까? 크기가 커질수록 중력이 점점 커지고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되어 울퉁불퉁 모난 부분들은 부서져나가면서 둥근 모양을 유지할 수 밖에 없게 되지 않을까? 참 재미있지 않은가? 크고 웅장하게 주변을 압도할 수 있을 뭔가가 되려면 오랜 단련으로 둥글둥글해져야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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