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2.06.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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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익숙함=위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연결이 잘되지 않는 단어일 것이다. 우리는 힘들거나 외로움을 느낄 때 특별한 무언가를 통해 위로를 받고자 한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 타인과의 만남, 색다른 음식 등등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나를 위한 힐링이고 위로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았을 때 우리가 정말 힘든 순간 나를 진정 위로해 주는 것들은 애정어린 부모님의 말 한마디, 친구와의 즐거운 식사시간, 아이들의 재롱 등등 일상 속에서의 익숙한 것들이 더 많을 것이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의 익숙한 위로를 찾지 못한 채 새롭고 특별한 무언가만을 갈망한다면 더 큰 공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도서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저·2021)은 익숙한 공간이 나에게 주는 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독고라는 노숙자가 한 편의점 주인의 호의로 취직을 하게 되면서 겪는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매일같이 거리를 거닐다 보면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독고라는 인물을 통해 위로를 받고 마음을 열어가는 일련의 과정들을 8 챕터의 옴니버스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글의 주인공인 독고라는 인물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시현에게는 유튜브 아이디어를, 생계형 아르바이트 중인 오손숙씨에게는 아들과의 소통 방법을, 영업사원 경만씨에게는 가족과 사랑하는 방법을, 작가 인경에게는 희곡 소재를, 사장님 아들 민식에게는 어머니와의 시간을, 흥신소 곽씨에게는 새로운 출발을 도와준다.

각각의 인물들이 마음의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은 독고라는 인물의 유창한 말솜씨도 특별한 제안도 아닌 각각의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끼는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독고라는 인물의 작은 위로와 배려였다.

이 작품에서 편의점이라는 익숙한 공간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일상적인 공간에서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마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작가는 말해주려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처한 지금의 상황이 최악이고 나에게만 일어나는 불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사연을 갖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나만의 얘기라 여기는 모든 불행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속시원히 얘기할 수 있는 내 삶 속의 익숙한 공간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이번 생에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의 익숙함 속에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위로를 이 작품을 통해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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