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먹고 운동해도 살은 안빠진다
적게먹고 운동해도 살은 안빠진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2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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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에 당분 절제는 필수 사항
김정임씨는 150에 56으로 단단하고 아담한 인상의 체구였다. 전체적으로 살이 쪘다기보다는 복부비만형으로 상체보다 하체가 통통한 편이었다. 대개 부분 비만인 사람들의 경우, 살을 빼는 특별한 다른 방법이 있을거라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김정임씨 역시 처음에는 복부비만을 위한 뭔가 특별하고, 조금은 고통스러울지 모를 '비방'을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정임씨가 좋아하는 음식들은 대부분 단당류에 가깝다. 단당류일수록 소화단계가 짧다고 보면 되는데, 이는 당분이 장까지 내려와 흡수되는 속도가 너무 빨라 혈당치가 급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입장에서 보면 미처 쉴 틈도 없이 인슐린을 뿜어내야 하는 셈이다. 인슐린은 당분을 세포가 사용하는 연료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면 당분이 소모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이다.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동안 즐겨 먹던 음식들을 절제하기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2주 후 다시 만난 김정임씨는 체중이 하나도 줄지 않은 상태였다. 식사량을 줄이는 것도 버거워 했을 뿐 아니라, 저녁 식사는 하지 않았지만, 대신 과일 주스를 직접 만들어 마셨다고 했다. 시중에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생각이었다. 직접 만들면서 설탕 대신 몸에 좋은 꿀을 넣었으니 오히려 더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비만 치료에 있어 당분을 절제하는 것은 거의 필수적 사항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 과일 정도는 괜찮을 거라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과일은 가장 절제해야 할 음식 중 하나이다. 과일 자체에도 당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다 꿀까지 섞어 먹으면서 저녁 한 끼를 굶었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잡곡밥, 채소, 나물 위주의 식단을 놓고, 이대로 똑같이 지키지 않으면 비싼 한약 값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저녁에 만들어 먹는 과일 주스도 더는 먹지 못하게 했다. 과일 주스뿐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안 된다고 확실히 못 박아 두었다. 김정임씨는 처음부터 한의원 특유의 '비방'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한 달이 지나자 조금씩 그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체지방 비율이 첫 내원 시의 31.5%에서 29.8%로 감소했다. 몸무게는 3이 빠져 그다지 많은 양이 감소한 것은 아니었지만, 체지방 비율 감소 수치에서 볼 수 있듯이, 체중이 줄어든 부분은 거의 지방의 양이었다. 체내 지방이 감소해 몸무게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김정임씨 스스로가 몸으로 느끼는 체중 감소폭은 더 컸다. 움직이기가 쉬워졌다는 것이다. 어딘지 모르게 몸이 가뿐해진 기분이라 예전에 비해 금세 피로해지지도 않는 것 같다며, 집에서 혼자 늘어져 낮잠을 자는 날보다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날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김정임씨는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쓸고 닦는 일이 더 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슬슬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며 즐거워했다. 한 달 새의 변화 치고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김정임씨는 또 한약을 복용하는 동안 평소 좋아하던 음식을 보다 쉽게 절제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약을 몇 첩 더 지어달라고 했다. 그때까지도 김정임씨는 먹고 싶은 음식을 참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더 지났고, 새로운 식습관에 더 잘 적응하게 되어 금식 규칙을 보다 철저히 지킬 수 있게 되자 체중 감량에도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한 달만에 5이 줄어들어, 두 달여 만에 목표 체중인 48 수준에 도달한 것이었다. 체지방 비율도 26.8%로 떨어져 정상치를 찾았고, 그렇게 걱정스러워하던 뱃살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변비 증상이 개선되었음은 물론이다. 더부룩하니 소화가 안 되는 듯하던 증상도 사라지고, 더불어 기분이 그렇게 생쾌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제 남은 일은 절제된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었다. 가벼운 운동을 시작해 볼 것을 권하자, 김정임씨는 예전 같으면 괜히 몸이 무겁고 기분이 나른해 가벼운 산책조차 싫어했을 거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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