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으려다 빼앗긴다(1)
빼앗으려다 빼앗긴다(1)
  • 반영호 시인
  • 승인 2022.06.02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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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반영호 시인
반영호 시인

 

몇 년 전 대추나무 한그루 때문에 경계분쟁이 있었다. 밭둑에 서있는 오래된 대추나무는 밭을 매입하기 전부터 옆 밭 주인과 갈등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새로 밭을 매입하자 옆밭 주인은 본격적으로 대추나무 소유권을 주장했다. 뭐 그깟 대추나무 한그루 때문에 갈등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대추나무를 내주기로 했다. 정말 그 대추나무는 오래되기는 했으나 크기도 작거니와 열매도 부실한 그야말로 보잘 것 없는 나무였다.

헌데 대추나무를 양보하고 나니 대추나무 아래로 나있는 길까지 내 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밭은 그 길이 아니면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수없이 사정해 보았지만 옆 밭 주인은 완강했다. 결국 그는 경계측량을 신청했다. 어쩔 수 없는 일. 자기 땅을 자기가 부담해서라도 찾겠다는데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본래의 경계에서 20m나 우리 땅을 침범해있었다. 평수로는 50여 평이나 됐다. 거액의 측량비와 50평의 땅과 진입로는 물론 그렇게 차지하고 싶던 대추나무마저 잃고 말았다.

독도 주변에서 한국 조사선이 해양 조사를 실시한 것을 놓고 일본이 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들고 나왔다. 한일 정상이 6월 말 나토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에 양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일 관계 개선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본이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을 또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한국 측의 정례적인 독도 주변 해양조사에 외교적 공식 항의라는 이례적 방법을 택한 일본의 속내를 두고 의문이 증폭된다.

최근 한국 국립해양조사원이 독도 주변 해양 조사에 나선 데 대해 지난 29일부터 이틀 연속 “즉각 중지하라”고 공식 항의했다. 한술 더 떠 산케이신문은 31일 “한·미·일 국장급(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의) 해양 조사선 문제를 거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도 보도했다. 독도 관련 사안을 한·미·일 3국 공조 강화와 연계해 문제를 삼겠다는 뜻일 수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조사는 주기적으로 실시됐다. 그간 해양 조사가 이뤄지면 일본은 독도 주변 해역에 해상보안청 소속 함정의 순찰 횟수를 늘리는 식으로 항의 표시를 해 왔다. 이번처럼 외교 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 외교부는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 및 관련 국내 법령에 따라 이뤄진 정당한 활동”이라고 맞섰다.

시점도 묘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근 한·일 양국은 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급 교류 논의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한·미·일 차원의 대북 공조 역시 강화하고 있다. 당장 다음달 3일 서울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열릴 예정이고,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일 일정도 조율되고 있다. 또 6월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이 별도의 회동을 가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본의 이런 독도 문제 쟁점화는 관계 개선 기류를 틈타 현안 협의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정부가 앞으로 일본과의 강대강 국면은 피할 것이라는 계산하에 예민한 현안에 오히려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

그런데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된 대마도가 한국땅이 될 확률이 70%란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니 그동안 묻혀 있던 대마도 카드를 꺼내는 것이 어떨까. 사실 대마도는 역사적으로 왜구의 본거지가 되어 우리를 많이 괴롭혔다. 특히 대마도의 왜구로 하여 고려가 매우 시달렸으며 그때마다 토벌작전을 전개하기도 하고 선무공작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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