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베이스 충북의 성악가 연광철
세계 최고의 베이스 충북의 성악가 연광철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2.06.0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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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얼굴이 익숙하고 이름을 많이 들어본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이 다문화 어린이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과 함께 애국가 제창자로 나섰다.

취임식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애국가 제창자가 충북 태생으로 청주에서 음악을 공부한 성악가 연광철이라 요즘 충북예술계엔 많은 이야기가 회자 되고 있다.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는 연광철이 한국에서는 비서울대·지방대 출신이라는, 세계에서는 동양인이라는 편견을 깬 인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광철은 성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충북 충주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청주대학교 음악교육과를 졸업한 연광철은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음악 선생님이 없어 음악 시간에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들어야 했고, 건축 기능 자격증 2급 시험에 떨어진 뒤 독학으로 3개월 동안 음악을 공부해 청주대 음악교육과에 들어갔다.

그는 타고난 매력적인 베이스의 음성으로 전 유럽의 성악계를 주름잡는 성악가이지만 그의 동창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음악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시간이 날 때면 음악관 연습실 구석에서 음악의 가장 기본이 되는 피아노 연습을 반복적으로 수없이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 시절 대학에서 교련 훈련을 할 때 크고 베이스한 목소리 때문에 훈련 조교들에게 얼차려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청주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부친이 소를 판 돈으로 당시 한국과 막 수교가 이뤄져 다른 유럽 국가보다 물가가 쌌던 불가리아의 소피아 국립예술학교로 유학을 갔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소피아 예술학교의 교수가 독일로의 유학을 추천했다. 이후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를 거쳐 1993년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로 알려진 `오페랄리아 국제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해 이름을 알렸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세계적 명문인 베를린 국립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로 활동했다. 특히 1996년부터`바그너의 성지'로 통하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단골로 출연했다. 2018년에는 베를린 국립 오페라극장으로부터`카머쟁어'(궁정 가수) 칭호를 받았다.

독일 왕정 시대에 기량이 뛰어난 성악가에게 왕이 수여하던 호칭으로 유럽에서 성악가가 받을 수 있는 대단한 영예다.

아시아인이 `카머쟁어' 호칭을 받은 건 이례적으로 한국 성악가 중에선 2011년 전승현이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받은 후 두 번째다.

또한 베이스 연광철은 서울대학교 음악과 교수로도 재직하여 후학을 양성하다가 유럽의 연주 일정이 너무 바빠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서울대 교수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독창회를 열어 고향의 팬들에게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기도 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베이스 연광철이 충북의 아들이란 게 너무 자랑스럽다. 다른 지역 예술인들과 음악 이야기를 나누다 연광철을 이야기할 때는 나의 목소리도 저음으로 변하며 충북의 예술가를 자랑하고 한다. 코로나가 완전히 작별을 고하는 날 자랑스럽고 멋진 연광철의 목소리가 충북의 도민에게 귀 호강 시켜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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