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유가·밀가루 등 치솟는 물가에 서민 생활고 가중, 대책마련 시급
채소·유가·밀가루 등 치솟는 물가에 서민 생활고 가중, 대책마련 시급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5.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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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용./사진=뉴시스
첨부용./사진=뉴시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생활 물가와 기름값, 금리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너무 힘들어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신속히 내 놓아야 합니다.”
치솟는 물가와 고공행진을 하는 기름값, 은행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서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특히 기름값에 이어 각종 채소,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달걀 등 농축산물가격 마저 지난달 대비 평균 22~25%나 올라 서민들이 물가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농림축산식품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등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서울과 경기, 충북지역의 재래시장, 유통업체 40곳의 생필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대비 3.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 보면 축산물, 유류가격 상승세가 컸다. 유류의 경우 경유가 휘발유보다 평균 가격이 다시 높아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축산물에서는 돼지고기 오름폭이 가장 컸다. 지난달 대비 22.9%, 지난해 동월 대비 27.7% 올라 100g당 평균 3559원에 판매되고 있다.
닭고기(700~800g)는 1년 전보다 7.2%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 한 마트를 찾은 주부 강모(41)씨는 오른 삼겹살 가격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이 마트의 삼겹살 가격은 100g당 3900원이었다.
강씨는 “돼지고기가 100g에 4000원 가까이 하니 살 엄두가 안난다”며 “요즘 네 가족이 외식을 하면 10만원을 훌쩍 넘기는 게 예삿일이라 집에서 고기라도 먹으려 했는데 이마저도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축산·유통업계는 이같은 돼지고깃값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돼지고기 수요 증가와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한 사료값 상승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채소류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무는 지난해 동기대비 43.9% 상승한 2130원(1.5㎏), 양배추 한 포기는 48.3% 오른 3761원(1.5㎏), 배추는 24.6% 오른 4110(3㎏) 등으로 평균가격을 형성했다. 
특히 배추·깻잎·열무까지 ‘金값’이 된 채소류값은 때 이른 폭염에 농산물 작황마저 부진해 당분간 가격이 더 인상될 조짐이다.  상추·무·오이·토마토·열무·깻잎 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밀가루, 꽁치 등 다른 식료품 가격도 전달 대비 8~13% 상승해 서민 장바구니를 위협하고 있다.
유류값도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5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ℓ당 2000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경유 판매가격은 ℓ당 2001.87원이며, 경유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가 집계된 200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모두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며 국내 유가 ‘2000원 시대’가 열렸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유종에 관계없이 국내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1.74원 오른 2000.33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0.30원 오른 2002.98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이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국내 유가는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유값은 이미 지난 11일(1947.59원)부터 휘발윳값(1946.11원)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을 2주 넘게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며 역대 최고가도 경신한 상태다. 
기존 국내 경유 최고가는 2008년 7월 1947.75원이었다. 휘발유값은 지난 3월 9년5개월 만에 2000원을 돌파한 뒤 지난 6일 1932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충북 청주지역 경유  ℓ당 평균값은 1973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무려 47.4%나 올랐다. 등유는 ℓ당 1463원으로 64.8% 상승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로 생긴 곡물 공급 차질이 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면서 “수입 육류값이 오르면서 국내산 육류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으며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폭염·장마 등 기상변동으로 배추와 무 등 채소류 수급불안이 우려된다며 가격안정을 위한 수급관리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서울 양재동 에이티(aT)센터에서 서울대학교 김관수 교수와 농식품부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공동 주재로 2022년 제1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통계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정부·공공기관 관계자와 배추·무·마늘·양파·고추 등 5대 노지채소 생산자단체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비자단체 대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학계 대표 등 15명의 위원이 참석해 단경기(端境期) 수급불안에 대비한 수급관리 계획을 심의했다.
이어 올해 농식품부가 긴급하게 추진한 겨울배추·무, 양파 수급 및 가격안정 대책에 대한 사후보고가 이뤄졌다.
정부 측 공동위원장인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회의에서 “최근 배추·무 등 채소류는 재배면적 감소, 작황 부진 등 영향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폭염·장마 등 기상변동에 따라 수급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노지채소류의 수급 및 가격안정을 위해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분야별 전문가인 위원들의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권 실장은 “이번 위원회를 통해 심의·의결한 주요 노지채소류 수급관리계획은 농식품부 최종 검토를 거쳐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생산자,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합의에 기반한 합리적 수급관리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이  26일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한 달 만에 추가 인상한  것이다.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상승 압력에 긴축에 속도를 높이는 미국과의 금리 역전 우려 속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0.25%포인트 인상(1.25→1.5%)에 이어 한 달만의 추가 인상이다. 한은이 2008년 3월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콜금리 목표제에서 기준금리 제도로 바꾼 뒤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이 추가 인상에 나선 건 들썩이다 못해 치솟는 물가 오름세 때문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4.8%로,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2%)를 한참 상회한다.
그러나 물가상승 압력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여전히 장기화하는 데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면전 양상이 길어지면서 원자재 가격과 식량가격이 가파르고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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