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지지선언 의미 없다
잇따른 지지선언 의미 없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2.05.22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재동 부장(취재팀)
석재동 부장(취재팀)

 

연일 충북지사선거 지지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주체도 이익단체부터 노동조합, 체육단체 등 다양하다. 모두 자발적인 지지선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지지선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단체를 내세운 지지자들이 해당 분야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충북 학부모 1111명을 대표한 학부모 100여명은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아 지지선언을 했다.

충북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과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충북체육인, 충북청년미래기획단, 청주상당산악회, 충북장애인축구협회 등도 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충북어린이집연합회는 지난 11일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국건설연대노동조합 대전세종충청본부와 충북발전희망포럼, 충북민족통일협의회,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충북승마협회, 개인택시운송조합, 충북모범운전자연합회 등도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두 지지선언이 해당 집단을 얼마나 대표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날 노 후보를 지지한 학부모는 전체 학부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충북도내 초·중·고 학생수는 18만여명이다. 부부 한쌍이 두 자녀를 양육한다고 봤을때 학부모와 학생수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8만 학부모 중 1111명의 지지선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충북어린이집연합회도 마찬가지다. 명칭만 보면 마치 어린이집 종사자 전체를 대변하는 단체로 비쳐진다. 하지만 이 단체는 어린이집 운영자(원장)들이 만든 단체이다. 훨씬 많은 수의 보육교사, 운전기사 등 종사자들과는 무관하다.

이 단체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를 했었다. 과연 두 달여만에 무슨 변화가 있기에 지지 정당이 바뀌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특정 단체에서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고 하더라고 이 단체 구성원 전체가 해당 후보에게 몰표를 줄리도 없다. 100% 몰표가 나온다는 건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특정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 지지선언을 한 단체의 발전에 보탬이 될지도 모르겠다. 학부모 1111명이 지지한 노 후보가 당선되면 충북교육이 발전하고, 어린이집 원장들이 지지한 김 후보가 당선되면 보육환경이 확 달라질까. 아니다. 엄연히 충북교육은 충북교육감이 총괄한다. 도지사의 권한이 아니다.

설령 도지사 권한이라 한들, 그래서 어린이집 원장들이 지사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다수의 보육교사의 처우가 좋아지진 않는다.

그런데도 각 후보 선거사무소에서는 경쟁적으로 지지선언 보도자료를 쏟아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런 선거전략은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권을 흐리게 한다는데 있다. 정책과 공약은 실종된 채 서로에게 줄서기만 남긴다.

더구나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지지자 결집을 위한 분열과 대립이 가중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유권자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숱한 구호들이 난무하지만 선택은 오롯이 유권자의 몫이다. 27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시행되면서 이번 지방선거도 마침내 유권자의 시간이 도래했다.

이제라도 여야 후보가 보여주기식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고 지역 현안과 민생에 선거의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