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성격유형인가요
당신은 어떤 성격유형인가요
  • 신은진 한국독서심리상담학회장
  • 승인 2022.05.19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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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그릇에 담긴 우리 이야기
신은진 한국독서심리상담학회장
신은진 한국독서심리상담학회장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은 심리는 언제부터였을까. 최근 MBTI가 온라인에 간이 검사로 소개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유형을 찾아보고 타인의 성격유형과 비교하기도 한다. 수년 전, 상담사로 일하면서 MBTI 강사과정을 이수했다. 그 시절, 한국 MBTI 연구소에 제출한 원가족 분석은 `MBTI와 가족 이해'라는 책에 실리기까지 할 정도로 푹 빠져 있었다. MBTI는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었고 지금도 상담실에서 성격 이해를 위한 검사 도구로 사용한다.

그림책 `나는 너는(김경신 글·그림, 글로연)'은 자전거 경주에 참여한 16명의 `나'를 MBTI 유형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조연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 투영했다고 한다. 칼 융의 심리유형 이론을 근거로 만들어진 MBTI는 4가지 척도에 따라 인간의 성격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한다.

그림책이 16장으로 구성된 이유다. 그림책의 각 장은 `나는'으로 시작되고, 글자에 색과 크기로 포인트를 주어 자전거를 타는 사람 중 누구를 말하는지, 어떤 성격일지 가늠하게 한다. 문장과 그림을 잘 살펴본다면, `나는'의 주인공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4개의 척도가 8개의 선호 경향으로 표현되는 것은 척도마다 양극이 있기 때문이다. 4개의 척도에 따른 8개의 선호 경향은 외향형(E), 내향형(I)/ 감각형(S), 직관형(N)/ 사고형(T), 감정형(F)/ 판단형(J), 인식형(P)이다. 이 척도들은 우연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는 경향성을 말한다. 각각의 선호 경향의 영단어 첫 자 4개를 조합하면 16개의 유형이 나오고 우리는 이들 중 하나의 유형을 부여받는 것이다. MBTI 성격유형은 그렇게 가장 익숙하고 선호하는 4개의 경향성을 부여받아 만들어진다.

MBTI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음과 양이 있는 것처럼 인간의 에너지 방향과 인식기능과 판단기능, 그리고 생활양식도 대극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대극은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처럼 누구나 자신이 편안한 쪽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내가 잘 사용할 수 있는 그리고 익숙한 기능을 사용한다면 어떤 일을 할 때 능률이 오르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해서 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인간은 그 대극에 있는 경향도 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MBTI는 인간을 양극화애서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양극화사고의 반대개념은 통합적 사고일 것이다. 나는 내향형이지만 대극에 있는 외향형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이다. 편안하고 익숙한 내향형을 즐겨 사용해온 것일 뿐이다. 만약에 `난 이런 사람이야.'라면서 어떤 하나의 경향성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될까.

MBTI의 8개 선호 경향은 판단하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내향형과 외향형 중 어느 것은 좋고 어느 것은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선천적인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이해와 수용해야 한다. MBTI는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확립하고 다른 사람의 성격유형을 이해하여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돕기 위한 목적을 가진 도구다.

한국에 MBTI를 도입한 심혜숙 교수님은 교육 중에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건강하다면 잘 통합된 인간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혼란한 삶이겠다. 그런데 그것은 너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검사 결과로 나를 말해준 것인데, 청년기 자기 확립에 혼란함이 있던 나에게 이 말은 큰 위로가 됐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맹신하고 의존할 대상이 아닌, 나를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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