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식탁에 오른 '해나루쌀'
유럽 식탁에 오른 '해나루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16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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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병 권<부국장(당진)>

전국의 자치단체가 쌀 수출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당진의 명품 '해나루쌀'이 16일 미국과 유럽 수출길에 올랐다.

이번에 수출이 확정된 해나루쌀은 모두 송산농협에서 생산된 것으로 10kg에 26달러, 우리 돈으로 약 2만3000원에 팔렸다. 지난 5월11일 농림부가 쌀 수출을 허용한 이후 광역·기초단체의 수출 행보가 적극적이다. 해마다 저관세로 수입되는 시판용 쌀 만큼 수출이 허용되면서 올해 쌀 수출은 3만4000톤에서 오는 2014년에는 12만2000톤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6월 쌀 수출 추천승인 1호를 받은 전북 군산시가 미국에 2.5톤을 수출함으로써 우리나라 쌀 수출의 서막을 열었다.

해나루쌀의 미국과 유럽진출은 지난달 30일 민종기 당진군수와 쌀 수출업체인 삼미컴머스(주) 차재식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나루쌀 수출을 위한 약정서 체결 이후 보름여만에 성사되면서 지역에서는 큰 경사로 맞았다.

송산농협의 쌀은 미국에 100톤, 유럽에 45톤 등 모두 145톤의 수출물량이 계획되어 있다. 16일 1차로 55톤(유렵 15톤, 미국 40톤)을 선적하고 나머지 물량 90톤은 올해안에 모두 수출길에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으로 수출한 사례는 몇 차례 있었으나 유럽행 비행기를 타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당진군은 해나루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홍보용 쌀(500g)과 주걱 등을 제공해 판촉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부산항을 통해 미국과 유럽으로 각각 수출된다. 입맛이 까다로운 미국과 유럽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요인으로 송산농협은 해나루쌀의 안전성과 고품질을 인정받은 결과라는데 이의가 없다.

국내 최초 쌀 부문 ISO 인증마크 획득이 가장 큰 강점으로 부각되었음은 물론이다. 전국 최대의 쌀 생산량을 자랑하는 당진군이 '고품질쌀 브랜드 5개년 육성'계획에 첫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 배경으로는 조합원과 군 유통관계자, 농협이 불철주야 노력의 산물로 평가받고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는 만큼 수출전선의 파고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쌀의 수출 전체물량이 215.5톤에 이르는 등 일찍부터 과열현상을 빚고 있다.

수출용 쌀이 모두 각 시·도를 대표하는 브랜드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인하 등으로 인한 '제살 깎아먹기식'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당초 추진 의지와 달리 단가가 맞지 않아 수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예상치 못한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 수출을 추진해 온 '임금님표 이천쌀'의 경우 이천쌀이 현지에서 상표등록된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금 당장 수출의 기쁨에 안주하기 보다는 걸림돌이 무엇인가를 현지조사를 통해 유통·소비망을 차근차근 구축해야 한다. 유럽과 미국인들은 찰지고 기름진 우리쌀에서 나는 냄새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쌀 소비가 적은 이유도 구수한 그 냄새 때문이다. 한국인들이야 익숙한 냄새지만 그들은 안좋은 냄새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안남미 등을 더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해외의 주 소비층인 교민층에서 벗어나 현지인의 입맛을 맞춰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교민의 소비에는 한계가 있기에 더욱 그렇다. 쌀 수출을 계기로 당진 해나루쌀의 국내외 인지도 상승으로 농업 경쟁력이 크게 높아짐은 물론 소비기반 확보와 판매 활성화로 지자체간 판촉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쌀 이외의 새로운 농산물 개발을 통해 수출농업의 중심지역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오는 2011년까지 국내 5위권 브랜드 진입 목표로 해나루쌀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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