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1급 옥천 이수찬씨 `인간승리'
지체장애 1급 옥천 이수찬씨 `인간승리'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2.05.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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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졸 검정고시 만점 합격 … 母 등 도움받아 눈으로만 공부
이수찬씨와 어머니 최선미씨.
이수찬씨와 어머니 최선미씨.

 

옥천에 거주하는 지체장애 1급인 이수찬씨(34)가 중증장애를 딛고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를 모두 만점으로 합격하는 인간승리를 보여줬다.

이씨는 초등학교 1학년때 근육이 무너지는 근이영양증이 발병해 학교를 그만두고 집안에서만 생활해 왔다. 팔·다리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에게 변화의 계기가 왔다. 32살 당시 치러진 2020년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소인 초등학교의 교실에서 의자와 책상을 보고 어릴적 공부하던 추억이 떠올랐다. 이씨는 그때 “공부를 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는 옥천 장애인 야학인 `해 뜨는 학교'를 통해 검정고시를 접하고 인터넷 강의를 통해 독학으로 공부했다.

어머니와 옥천장애인자립센터 활동보조 도우미가 넘겨주는 책을 눈으로만 봐야 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여러번 읽고, 공부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으면 몇번씩 반복해 암기했다.

이씨는 고생 끝에 2020년 제2회 초졸검정고시에 만점으로 합격했다. 이듬해엔 중졸검정고시도 만점으로 통과했다. 검정고시 준비를 하면서 공부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던 이씨는 고졸검정고시를 위해 다시 1년 동안 더욱 심혈을 기울여 공부했다. 그 결과 2022년 제1회 고졸검정고시를 만점으로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팔·다리가 성치 않은 이씨는 7개 시험과목을 눈으로 풀고 답을 말하면 감독관이 OMR카드 답안지에 마킹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치렀다.

이씨는 “처음에는 남들은 다해도 나는 못할 줄 알았는데 도전해 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신명이 났다”며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진 분도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학에 진학해 법학을 공부해서 장애인 인권개선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홍기석 충북도교육감 권한대행은 “배움을 향한 열정에 나이와 장애가 걸림돌이 될 순 없다” 며 “각자의 사정으로 어린시절 학교를 다니지 못한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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