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불상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에 30년째 방치
삼국시대 불상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에 30년째 방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5.0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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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내곡동 사지서 출토
관리주체 도로公 손 놓아
중부고속道전시관 발길 뚝
“市 이첩·문화재 지정해야”
중부고속도로유물전시관과 삼국시대 불상.
중부고속도로유물전시관과 삼국시대 불상.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 사지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불상이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에 30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 불상은 부식 상태가 심각해 문화재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8일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 중부고속도로전시관을 찾았다. 문제의 불상은 운영이 중단된 전시관 야외 앞마당에 방치돼 있었다.

지역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이 불상은 1987년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 사지(절터)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불상이다. 출토 된뒤 이곳으로 옮겨와 30년 넘게 야외에서 전시라는 명분으로 방치되면서 부식이 심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역사학자는 “내곡동 사지 불상은 삼국시대 양식을 띠고 있고 유물 중에서도 역사가 깊다”며 “시대적으로 본다면 충북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청주 목우사지 석조여래입상보다 앞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의 유형문화재로 가치가 크지만 오랫동안 야외에 방치돼 있어 보존 조치를 하지 않으면 부식도 더 심해질 것”이라며 “유물전시관이 운영되지 않는 만큼 불상도 소재지인 청주로 옮겨와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에서 출토된 유물이지만 현재 이 불상의 관리는 한국도로공사가 주체다.

중부고속도로 건립 공사를 추진하며 당시 발굴된 각종 유물과 유적을 복원해 1987년 음성휴게소 옆에 중부고속도로유물전시관을 지어 전시했다.

전시관 개관 당시에는 유물을 관리하는 학예사가 있었지만 현재는 관리인 없이 방치되는 상황이다.

역사학자는 “한국도로공사의 협조를 받아 청주시나 국립청주박물관이 문화재를 이첩할 수 있도록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부고속도로유물전시관 관리도 문제다. 전시관을 찾는 사람들이 없는데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은 전시행정이란 지적이다.

음성휴게소 관계자는 “휴게소와 연계해 유물전시관을 만든 것 같은데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아 휴게소 근무자들도 있는지 조차 모른다”며 “외관은 그럴듯하게 지어놓고 오랫동안 방치해 두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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