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 휘발유값 … 화물차주 “생업 포기할 판”
경유값 > 휘발유값 … 화물차주 “생업 포기할 판”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2.05.08 1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5월 첫째주 ℓ당 1922.5원 … 전국 평균 상회
러시아산 수입물량 감소·유류세 인하폭 차이 탓
운송·화물업계 채산성 악화 … 수익 절반 이하로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비싸게 팔리는 역전현상에 화물차 등 경유차 운전자들 울상을 짓고 있다.

일부 화물차 운전자들은 수십년 생업을 포기할까 고민중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경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평균 1917.94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판매 가격(리터당 평균 1932.73원)과 고작 20원 이내 차로 간격이 더욱 좁혀졌다.

충북의 경우 경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평균 1922.55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휘발유 판매 가격인 리터당 평균 1945.72원보다 낮았지만 역시 20원대 가격차로 비슷한 수준에 근접했다.

이미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비싼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최근 청주지역 소재 주유소 10곳의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유 판매 가격의 폭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휘발유 가격은 경유 가격보다 리터당 200원 가량 더 비싼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내 러시아산 수입 물량이 줄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치솟았다. 특히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하면서 휘발유의 세금 하락폭이 커져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이가 좁혀졌다.

화물차 등 경유차 운전자들은 생업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청주에 거주하는 화물자 운전자 최모씨(58)는 국내 일부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팔리는 역전 현상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최씨는 “3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경유값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그래도 휘발유값보다 쌌는데 이젠 가격이 역전된데다 내려올 기미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이 커지면서 휘발유값과 경유값 차이가 없어졌다”며 “수십년 해오던 화물차 운영을 더 이상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업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아볼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화물 운전자 박모씨(45)도 “화물차 기사들이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급등하는 경유값에도 일을 해오고 있다”며 “기름값 상승으로 한달 수익이 이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40대 트럭운전자 이모씨는 “지난해 말부터 요소수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는 기름값이 문제가 되고있다”며 “경유차의 유일한 장점이 연비인데 이제는 그마저 없어졌다”고 밝혔다.

정유업계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시장 경유거래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고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계획 논의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유가격 전망은 어리사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연관돼 있어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