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무시한 지방의원 심판하자
유권자 무시한 지방의원 심판하자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05.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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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취재팀)
하성진 부장(취재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정당별로 공천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충북의 여야 광역·기초단체장 선거 대진표는 오는 5일쯤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광역·기초의원 경선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제 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배지를 거머쥐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시작된다.

지방선거 시계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후보든 유권자든 2년 전 충북의 물난리를 상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년 전 지방의원들이 보여준 위선과 거짓을 기억해야 한다.

2020년 6월 24일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장마는 유례없는 긴 기간을 기록했다. 피해 또한 막대했다. 당시 집중호우로 충북에서는 7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졸지에 생활 터전을 잃은 이재민도 속출했다.

충북도를 비롯한 각 시·군에서는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군인 등 3000여명 이상이 수해 지역을 찾아 긴급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생활 안정이 시급하기에 금융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도 뒤따랐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물난리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려는 시민정신이 빛났다.

생업까지 포기하고 수해 지역을 찾아 복구 활동을 펼쳤던 직능단체 회원, 이재민 지원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간 자원봉사자들. 이들이 흘린 땀의 가치를 무엇과 비교할 수 있으랴.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공복(公僕)들의 노고도 마땅히 칭찬받아야 한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은 덕에 응급복구가 제대로 이뤄졌다.

유례없는 물난리인지라 정치권도 손을 거들었다. 여야는 중앙당 차원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현장 밀착 행보를 보였다. 지방의회도 수해 복구 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지방의원이라고 모두가 같지는 않았다. 높은 습도 속에서 비를 맞으며 쏟아진 토사를 걷어내는 지방의원들이 있었는가 하면, 개인 일정을 핑계로 수해는 관심 밖인 의원들도 부지기수였다.

청주시의회만 봐도 그랬다. 청주시의회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흥덕구 옥산면 애호박 농가를 찾아 복구 활동을 지원했다. 하지만 전체 시의원 39명 가운데 최충진 의장을 비롯한 26명만 참여했다. 13명은 불참했다.

다른 지방의회도 마찬가지였다. 체면치레로 의장단만 참여하거나 복구 활동 대신 현장만 점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어렵게 얻은 의원 배지에 흙탕물을 묻히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만, 결과만 놓고 볼 때 주민이 요구하는 `니즈(needs)'는 물론 보이지 않는 `원츠(wants)'까지 파악해 실행하는 지방의원의 의무를 저버렸던 것이다.

지방의회의 무관심은 이미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여실히 드러났다. 각 시·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상임위 차원에서 이뤄진 코로나19 방역 등 대민봉사 활동은 전무했다. 물론 아무도 모르게 코로나19 방역에 동참했을 수도 있었지만, 표를 얻어먹고 사는 정치인의 습성상 이런 선행을 감출리는 만무했다.

중앙 정치권 인사들의 수해 복구 동참에만 잠깐 얼굴을 내밀고 곧바로 사라지는 지방의원들을 기억해야 한다. 정치적 실익을 따지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대민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주민들은 원했다. 하지만 그들은 주민의 바람을 손쉽게 거부했다. 이제 그들을 주민의 손으로 6월 1일 심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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