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어려워야 더 감동입니다
힘들고 어려워야 더 감동입니다
  •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2.04.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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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새벽예배를 드리러 단에 섰는데 코끝을 자극하는 냄새가 있습니다. 파스 냄새~ 순간 눈물이 핑 돕니다. 밤새 통증에 잠을 못 이룬 것도 상상이 가고 잠을 뒤척이다 이 새벽을 깨운 집사님이 왜 그렇게 안쓰럽고 애처롭고 아니 사랑스럽게 보이던지요. 저도 이러 저러하게 너무도 피곤하고 지쳐서 간신히 새벽에 일어났는데 몸은 무리가 되더라도 오늘은 한 분씩 기도를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곤이 역력해 보이는 얼굴과 통증의 증거인 파스 냄새를 맡으며 아주 조심스럽게 한 분씩 위해 기도를 했습니다. 억지로 참는 듯 조심스럽게 흔들리는 어깨를 느낍니다. 가슴이 무너집니다.

힘들고 피곤에 지쳐 있는 몸과 말로 할 수 없는 그 마음에 갖은 상처들이 느껴져서 뭐라 그리 크게 기도할 수가 없었습니다. 입으로는 형식적인 축복의 기도를 하고 있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 아픔들을 느끼며 간절히 간절히 주님이 약속하셨던 영과 육의 평안한 쉼의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배 후 권사님을 모셔다 드리면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권사님, 예배드리는데 파스 냄새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권사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 그 집사님 다리가 그렇게 아프다고 하더니 파스를 붙이고 왔나 봐요~” 그리고 나서 권사님의 말씀에 또 한 번 제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전 새벽예배 때 냄새 날까 봐 그냥 참고 왔는데 집사님 너무 많이 아팠나 봐요” 아이구~ 제가 무슨 말을 더 했겠습니까?

너무 아프면 파스 붙이고 집에서 쫌 편히 쉬시지 그 새벽에 다크써클을 눈에 그리고 나온 우리 집사님이나 예배에 방해된다고 파스도 안 붙이고 참고 나오셨다는 우리 권사님~ 너무나 아름다운 봄날에 핀 꽃들보다 더 아름답고 감동입니다.

다들 힘드시죠~?

몸도 무겁고 피곤하고 쉬 지치고 늘어지고 꽃피는 4월 너무나 아름답지만 이 시골은 잔인한 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새벽부터 어두워지기까지 정말 너무너무 바쁘고 힘든 때입니다. 더구나 코로나로 너무도 힘겨웠던 시간이 조금씩 풀어져서 남들은 쌓였던 스트레스를 푼다고 여기저기 여행도 하고 놀러도 가지만 이 시골은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일꾼을 구하기조차 어려워서 너무나 힘겨운 모습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성도들이 너무 힘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힘들고 어려워야 더 감동인 거 아시나요~? 조지 휫필드 목사님의 “녹슬어서 없어지는 것보다 닳아서 없어지겠다”는 말씀처럼 우리의 바라는 삶이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니 힘들고 피곤하고 지치지만 일상의 회복뿐만 아니라 믿음의 열심도 회복하시는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힘들고 어려워야 더 감동입니다. 힘내세요! 주님이 계시잖아요.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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