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겨 보는 광복절의 의미
되새겨 보는 광복절의 의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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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태 영<청주보훈지청장>

올 여름은 장마직후 오히려 많은 비가 내리고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 현상으로 후텁지근한 8월이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가 늘 그러하듯이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가 지나면서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지루한 여름의 더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모두가 여름휴가로 분주한 가운데도 늘 그래왔듯이 소담히 핀 무궁화가 어느새 광복절이 돌아왔음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내일은 우리나라가 광복을 이룬지 62주년이 되는 날로서 일본 제국주의의 치욕스러운 통치에서 벗어나 민족의 자유와 자존을 되찾은 우리 역사상 그 어느 날보다도 감격스러운 날이 아닐 수 없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이루기까지 36년간 우리민족은 일제에 의해 차마 말로는 다하지 못할 억압과 핍박을 받아야만 했다. 일본은 그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우리의 수많은 청년들을 전쟁의 총알받이로 내몰았으며, 수많은 여인들을 위안부로 끌고 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만행을 저질렀다. 우리의 유구하고 찬란한 문화를 기만하고, 한민족의 혼과 정신을 짓밟고 말살하기 위한 악행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민족은 조국광복을 이루고자 하는 하나된 마음으로 일제의 악랄한 탄압과 통치에 맞서 왔으며, 민족과 겨레의 광복을 위해 신명을 바친 수많은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나라사랑으로 대한민국의 광복이라는 눈부시고 찬란한 열매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방법과 정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었을지언정 우리의 주권과 자유를 되찾고자 하는 그 마음만은 하나였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반만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겪었던 수많은 외침과 위기를 겪어오면서도 매번 이를 극복해내고 지금의 역사를 이루어냈다.

우리는 36년간 일제의 잔인한 핍박과 굴욕적인 통치를 받았지만, 수많은 투쟁과 희생으로 독립을 쟁취했다. 그리고 동족상잔이라는 한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을 겪었으나, 전쟁의 폐허 속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냈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매번 있었던 수많은 위기의 고비마다 하나의 마음으로 하나된 힘을 모아, 이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다. 모두가 하나 되는 힘, 이것이야 말로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들어 더 큰 힘을 발휘하게 하는 만드는 한민족의 저력이자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온 힘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이러한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저력이 자꾸만 쇠퇴해지는 것 같아 참으로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민심은 뒷전에 두고 서로 헐뜯기 바빠 표류하는 정치권, 믿음과 신뢰는 잃어버린 채 극한적 대립으로 치닫는 노사 관계,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는 개인 등 지금 우리 사회에 팽배해 가는 개인이기주의가 참으로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나보다는 너, 너보다는 우리'라는 서로를 위하고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내가 먼저, 내가 우선'이라는 개인이기주의에 우리 사회는 멍들어 가고,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모래알처럼 흩어져버리는 민족성으로는 경제대국도, 문화강국도 이룰 수 없다. 온 구민이 하나 된 굳건한 국민정신이야 말로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알리고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힘의 바탕이자 원천이다.

광복절을 맞아 불굴의 정신과 뜨거운 나라사랑을 가슴에 품고, 대한민국의 독립이라는 하나의 꿈을 위해 모두가 하나 되어 싸우고 노력했던 순국선열과 애국열사, 한민족 모두의 그 위대한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 보고, 앞으로 우리가 진정 회복해야 할 민족정신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뜻 깊은 시간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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