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에도 걱정되는 경제
일상회복에도 걱정되는 경제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2.04.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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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2년이 넘는 긴 코로나19 터널을 벗어나 빠르게 일상이 회복되고 있다.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새벽까지 불 켜진 가게, 식당이 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전면 대면수업에 들어가는 대학가도 한산했던 캠퍼스와 주변 상가가 학생들로 붐빈다. 일상회복으로 손님이 늘어나는 식당 주인들의 주름살이 펴지는 듯하다. 그렇게 코로나19 펜데믹의 긴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터널 끝에는 또 다른 걱정거리가 도사리고 있다. 불안정한 국내외 경제 상황이다.

당장 서민물가가 걱정스럽다.

서울의 칼국수 값이 8000원을 넘어섰다. 짜장면, 김밥, 짬뽕, 떡볶이, 돈가스 등 서민 음식 중 안 오른 게 없다. 지난 3월 외식물가는 1998년 4월 이후 23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휘발유와 경유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운전자들이 주유소에 가기 겁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 유가 상승 부담이 크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치솟은 기름값 때문에 생업포기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코로나19로 치명상을 입은 자영업자들은 일상회복에 따른 매출 증대를 기대했지만 재료비 인상에 따른 가격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가격을 올리자니 소비자들이 외면할 것 같아 쉽게 결단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일상회복이라지만 소비자는 물론 자영업자들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물가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기업들도 물가상승 고통을 받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기업들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침체 위기의 국가경제 버팀목이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우려됐던 경제위기를 불식시키고 기업들은 수출을 증가시키는 등 국가경제를 지탱했다.

반도체, 바이오·제약 등 일부 분야는 펜데믹 상황에서도 생산량 극대화를 통한 매출 증가를 도모하면서 국가경제를 이끌었다. 그런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수출기업이 채산성 악화를 호소하는 등 어려움에 놓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수출기업의 생산단가 상승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충북 경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걱정스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 반도체, 2차전지 등의 국내 생산 중심지역으로 자부하고 있는 충북은 이들 제품의 핵심 원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시름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견되면서 일부 기업들이 어느 정도 원자재를 확보하기는 했다. 그러나 장기전으로 가고 있는 전쟁 탓에 원자재 수급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국의 봉쇄 조치 영향으로 공급망의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충북 경제는 그동안 반도체 시장과 전기차 시장의 호황이라는 혜택을 누렸으나 글로벌 경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상승세를 유지하기 어렵다.

수출 주도형 지역경제라는 점에서 충북 경제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좀더 치밀하게 글로벌 경제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선에 이어 6·1지방선거에 매몰돼 악화일로의 경제상황이 외면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실기를 해서 대응이 늦어지만 그만큼 회복하기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위기로 가기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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