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도 봄이 온다
학교에도 봄이 온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2.04.2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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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애썼다. 그리고 고생했다.

코로나19 속에서 숨죽이며 살았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썼던 날들. 드디어 일상으로 돌아간다.

758일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불편한 일상을 보낸 2년 2개월. 당연한 일들이 버킷리스트가 됐다.

이젠 팝콘 먹으며 영화를 관람하고, 좋아하는 가수 공연장에서 떼창하고, 동창회 모임서 “반갑다 친구야”를 외쳐도 이젠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 숙일 필요가 없다.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 참으로 멀고도 길었다.

일선 학교는 오는 5월 2일부터 일상으로 돌아간다.

매일 아침 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수학여행은 물론 체험학습, 운동회도 열게 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활동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기간 학생들의 학력 격차는 벌어졌고 코로나 블루를 겪는 학생들이 증가했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 학생 10명 중 3명이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우울·불안감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스트레스가 증가했다는 비율은 43.2%에 이른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44.5%가 학업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응답자의 73.8%는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기간 등교나 대외 할동이 줄다 보니 스마트폰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학교를 가야 친구를 만날 텐데 놀아줄 사람이 없으니 기계가 친구인 셈이다. 교사와의 관계 역시 멀어졌다.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안다니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학생이었던 코로나 기간, 학생들의 학력은 어떨까?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보고서 2022'를 보면 2020년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0년 중학교 3학년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6.4%, 수학 13.4%, 영어 7.1%로 집계됐다.

2019년과 비교하면 국어는 1.7%p, 수학은 1.6%p, 영어는 3.8%p 각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어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고등학교 2학년도 마찬가지다.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2020년 국어 6.8%, 수학 13.5%, 영어 8.6%였다. 2019년과 비교해 2.8%p, 4.5%p, 5%p 각각 늘어났다. 고등학생 영어 역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코로나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외국동향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코로나19 팬데믹과 초등 4학년 학생의 읽기능력' 연구의 공동 연구책임자인 울리히 루데비히는 독일 학생들의 읽기능력 점수가 2016년의 1000점에 비해 2021년 980점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독일교육학술 노조는 초등학교에 더 많은 재정지원과 개별 지원을 위한 목적형 프로그램의 지원을 요구했다.

핀란드는 팬데믹 기간 학력 수준이 가장 우수한 학교와 가장 낮은 학교가 수학이나 문해력과 같은 주요 과목에서 최대 2년의 학력격차가 벌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핀란드는 현재 교육평등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문화재정법안 개혁을 추진 중이다.

내년 초 법안이 시행되면 교육평등 지원금은 교육 수준이 낮고 실업률이 높으며 비핀란드어 구사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의 학교에 지원된다.

일상 회복을 시작한 요즘 우리는 어떤가.

국회는 검수완박에 몰두해 있고,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교육부 폐지·축소를 논하고 있다. 교육감들은 차기 교육감 선거에 매달리고 있다보니 학교 현장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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