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세월의 삶·흔적 간직
600년 세월의 삶·흔적 간직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4.14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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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청주 계산리 오층석탑
보은~청주 잇는 피반령고개서
무심한 듯 옛 시간과 세상 연결

유독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독특한 고개 문화가 있습니다. 고개를 경계로 마을과 마을이 자리하고, 고개를 넘으며 장터가 열렸습니다.

시집간 누나가 넘었던 고개, 장원급제를 위해 한양으로 올라갔던 고개, 이곳과 저곳의 물건이 교류하고 문화가 융합하던 고개입니다.

보은과 청주를 잇는 피반령도 그랬습니다. 깔꼬막한 이 고개를 넘으면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온갖 진귀한 물건을 들고 온 장돌뱅이들의 흥정이 벌어지고, 팽나무 아래에선 막걸리 한잔으로 강퍅한 삶을 위무하는 농부들의 소소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그렇게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말미장터마을은 도로가 생겨나면서 이제 `옛' 시간으로 기억될 뿐입니다.

무심한 세월 속에서도 험준한 피반령을 무사히 넘어온 이들을 어머니처럼 맞아주던 오층석탑이 600년 봄을 맞이하며 굳건하게 서 있습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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