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부씰이 뭐길래 “포켓몬빵 없습니다”
띠부씰이 뭐길래 “포켓몬빵 없습니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04.14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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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귀현상 장기화 … 손주 위해 70대 노인도 오픈런
값 1500원 불구 중고시장서 2만~3만원 웃돈거래
복고열풍속 희귀캐릭터 5만원 호가 … 소비자 불만
중고거래 플랫폼에 희귀 띠부실을 4만60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
중고거래 플랫폼에 희귀 띠부실을 4만60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

 

“이놈의 포켓몬빵이 뭐길래. 아들 녀석이 밥도 안 먹고 생떼를 쓰는 탓에 새벽부터 편의점 앞에서 진을 쳤는데, 겨우 1개 구했네요.”(청주시 서원구 김모씨·39)

“물량 달리는 게 알바생 죄도 아닌데 매일같이 밀려드는 손님에게 죄송하다고 해요. 포켓몬빵 말만 들어도 치가 떨려요.”(흥덕구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모씨·22)

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 열풍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포켓몬빵 열기는 충북이라고 비켜가지 않는다.

포켓몬빵에 동봉된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을 구하려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의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은 물론 중고시장에서는 웃돈 거래까지 성행하고 있다.

SPC삼립은 지난 2월 24일 포켓몬빵을 재출시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150만개, 한 달 만에 700만개, 40일 만에 1000만개 가까이 팔렸다.

엄청난 매출 증가는 순이익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켓몬빵의 캐릭터 라이선스(사용권) 계약을 체결한 포켓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34억원으로 전년 매출(121억원)의 3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8배가량 증가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지난 7일 냉장 디저트류를 추가해 시즌2 상품을 선보였는데, 하루 만에 2~3배의 웃돈이 붙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포켓몬빵 구하기는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편의점과 유통매장에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 70대 노인까지 손주들을 위해 편의점 `오픈런'에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초등학교 5학년 손자를 두고 있는 박모씨(72)는 “자식 내외가 맞벌이를 하는데, 손자가 사고 싶다는 빵을 구하려 새벽부터 나갔다”며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요즘은 내가 새벽 일찍 편의점에 가서 줄을 서는데도 1개 사기가 버겁다”고 토로했다.

포켓몬빵 품절 대란을 일으킨 띠부씰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빵 가격인 1500원보다 훨씬 비싼 2만~3만원에 거래되기 일쑤다. 희귀 캐릭터는 5만원을 호가한다.

품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편의점주와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SPC삼립은 지난달 홈페이지에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나 수요를 따라가기가 어렵다'며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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