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이 1+1로 변하는 계산식
1-1이 1+1로 변하는 계산식
  • 이미자 청주시 아동보육과 주무관
  • 승인 2022.04.14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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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미자 청주시 아동보육과 주무관
이미자 청주시 아동보육과 주무관

 

봄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며 새싹들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봄날이 되니 몇 해 전 푸른 잔디밭을 거닐던 때가 생각난다.

골프선수가 되어 미국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남자를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만나러 갔다. 단단한 체격에 검게 탄 얼굴에는 소년 때 봤던 얼굴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기에 예전의 드림스타트 꼬마친구가 아닌 멋진 골프선수로 대할 수밖에 없었다.

드림스타트 10주년 기념 책자에 수록하기 위한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았는데 예전 드림스타트에서 놀러 갔던 얘기, 후원기관을 통해 후원받은 얘기, 손에 피가 나도록 골프연습을 하고 있는 얘기 등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으니 `성공해서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다'라고 하는 그 친구의 검은 눈동자는 매우 반짝이고 있었으며 미래를 회상하는 듯 각오에 찬 얼굴이었다. 듣는 내내 가슴이 뭉클해졌다. `잘 자라 줘서 고마워!'

또 얼마 전 복지단체에서 일을 하는 드림스타트 대상자였던 어머니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처음 어머니를 만날 당시 입양한 딸 하나를 키우고 있었는데 남편이 사망하고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힘겹게 키우고 계셨다.

어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을 잘 키우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계셨고 내가 주로 한 것은 집에 방문해서 어머니 얘기를 들어드리는 것이 전부였는데 지금 어머니는 선생님 덕분에 딸이 심리치료도 잘 받고 다양한 문화체험 등 많은 것을 받았다고 기억해 주셨다.

서로 마주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눈시울이 젖으면서 둘 다 눈물을 참아보려 애썼지만 눈물을 막을 길이 없어 시선을 회피해 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당연한 일상이 드림스타트 관리 대상 아이들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상일 수도 있다고 하신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보지 못한 아이에겐 여행이, 가족사진촬영, 생일날 생일 케이크 등이 아이들과 가족에게는 추억 선물이 된다는 것이다.

드림스타트 업무를 하다 보면 계속 주기만 하고 소진되지 않느냐 1-1=0 이 되는 것처럼. 남는 게 뭐가 있느냐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골프선수처럼 멋지게, 때로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당당하게. 이렇게 성인이 되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주겠다는 고백을 듣게 될 때!

만난 어머니처럼 선생님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될 때!

우리의 하는 일이 결코 1-1=0 이 아닌 1-1=2가 되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드림스타트팀의 직원들이 이런 공식으로 남몰래 계산들을 하고 있기에 웃으며 또 집집마다 다니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오늘도 봄 향기 맡으며 또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부모에게 다녀 볼까 한다.

힘을 나눠 주면 나눠 줄수록 힘을 받는 이상한 계산식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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