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사선거 이렇게
충북지사선거 이렇게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2.04.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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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바야흐로 지방정치의 계절입니다.

6월 1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인해 동네방네가 시끌벅적합니다.

도지사,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에 교육감까지 선출하다보니 선량들이 차고 넘칩니다.

압권은 이시종 지사의 3선연임으로 무주공산이 된 도지사 선거입니다.

도지사라는 직책이 지역에선 소통령이라 불릴 만큼 권좌이고 대중적 인기와 신망을 얻으면 대권후보 반열에 오를 수도 있는 영예로운 자리여서 불꽃이 팁니다.

그렇듯 도지사선거는 경제 문화 복지 환경 등 지역의 전반적인 현안과 과제를 해결할 자질과 역량이 있는 명망가들의 대결장입니다.

그런데 요즘 충북지사가 되겠다는 분들의 정체성과 행적으로 인해 도민들의 심사가 몹시 착잡합니다.

서울찬가와 경기찬가를 부르며 호가호위했던 정치인이 난데없이 나타나 충북의 구원투수를 자임하니 어안이 벙벙하고, 당을 갈아탄 후보들로 인해 정체성이 혼란스럽고, 후보들의 옥에 티가 눈에 밟혀서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공천신청자가 된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주 흥덕구에서 3선을 한 충북이 키운 중진 정치입니다.

그런 그가 비서실장 재임 시 부동산문제가 불거지자 서울 아파트는 남기고 청주 아파트를 처분해 충북인들을 허탈케 했고, 당내 일부 인사들로 부터 부적격 후보라는 비판이 일어 생채기가 났습니다.

국민의힘에서 공천경쟁자로 확정된 3명의 예비후보들도 고만고만한 상흔과 티끌이 있습니다.

김영환 후보는 국회의원 4선에 과기부장관 까지 역임한 중후한 정치인이지만 정치적 고향이 경기도 안산이어서 괴산출신이고 청주고등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도민들이 충북인으로 받아들이기를 주저합니다.

경기도지사를 저울질하다가 선회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충북출신 현역의원(이종배,박덕흠,엄태영)들의 출마요청과 지지가 동력이 되고 있지만 공정한 경선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만만찮아 양날의 칼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에서 3선을 한 이혜훈 후보의 경선탈락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무리 자질과 경륜이 출중해도 선출직 도지사가 되려면 충북인이라는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는 점과 여성도지사 배출이 녹록치 않다는 도민정서를 실증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오제세 후보는 행정과 정치 양쪽에서 두루 경륜을 쌓은 충북의 소중한 인적자산입니다. 그럼에도 도민들이 그를 와락 끌어안지 못하는 건 4선 국회의원의 영예를 안겨준 더불어민주당을 박차고 나온데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불식시키지 못해서 입니다.

박경국 후보는 행정고시 합격 후 충북도행정부지사를 역임할 때 까지 30여 년을 줄곧 충북도에서 근무했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행정부 제1차관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다름없었던 지난 민선7기 도지사선거에 출마해 선전한 경험은 약이 되고 있지만 석패한 후 당을 떠나있었던 건 흠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충북의 현안과 과제를 꿰뚫고 있고, 상대적으로 참신한 토종후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어 보입니다.

아무튼 이번 충북지사선거는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여당이 될 국민의힘 후보와의 전례에 없는 양자대결이 될 공산이 큽니다.

선거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종합예술이자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정책은 물론이고 슬로건과 로고송과 선거운동원들의 거리율동 등이 각본이자 무기입니다.

따라서 좋은 각본과 파괴력 높은 무기를 가진 후보가 이기는 건 불문가지입니다. 하지만 불량 각본과 불법무기로 표심을 흔들 수 있어 유권자들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후보의 애향심과 미래비전, 갈등조정 능력과 리더십 그리고 지난 삶의 궤적들을.

아직 선거가 46일이나 남았습니다. 차악이 아닌 차선의 후보를 선해야 합니다.

충청북도의 웅비를 위해, 자신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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