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화환까지 거리로 끌어낸 국힘
근조화환까지 거리로 끌어낸 국힘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2.04.10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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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취재팀)
석재동 부장(취재팀)

 

국민의힘 충북도당이 충북지사선거 공천경쟁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별다른 연고가 없던 수도권 총선 낙선자들의 등장으로 시작된 갈등은 장례식장에나 있어야할 근조화환까지 길거리로 끌어냈다.

지난 8일부터 충북도청 서문 주변에는 충북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영환 전 국회의원과 이혜훈 전 국회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내용의 리본이 달린 근조화환 60여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은 이 근조화환을 자신들이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 대선기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단체이다.

근조화환 설치지역 인근에는 김 전 의원의 충북지사선거 출마를 요청한 국민의힘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이종배(충주)·엄태영(제천·단양) 국회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천막도 설치됐다.

이들이 김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의 충북지사선거 출마를 비판하는 이유는 별다른 연고가 없던 중앙정치판의 인사들이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에 고무돼 뜬금없이 충북지사선거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청주 출신이라곤 하나 정치적 기반은 수도권이었다. 경기도 안산 상록을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의 공천을 받아 4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이후 민주당을 탈당한 그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에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지난 총선에선 보수·중도 통합추진 과정을 거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 돼 고양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지난달 22일에는 경기지사선거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으나 박덕흠 의원 등의 요청을 받고 충북지사선거로 방향을 틀었다.

이혜훈 전 의원은 아버지 고향이 제천이라는 지역연고를 들어 충북지사선거에 나섰다. 이 전 의원도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했고 지난 총선에선 서울 동대문에서 낙선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출마를 선언했으나 공천장을 받는데 실패했다.

윤사모 등의 행동이 과격하긴 하지만 관심을 끄는 이유는 충북도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수도권 총선 낙선자들의 정치생명 연장의 발판으로 전락한 현실에 대한 한탄에 동조하는 도민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을 불러들인 지역 국회의원들이 욕 먹는 이유는 자신의 결정이 유권자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오만함이 읽히기 때문이다.

충북지사선거 후보군으로 분류되던 이종배 의원이 김 전 의원의 출마를 요청한 것을 두곤 자신이 불출마하면서 대타를 불러들인 나쁜 선례로 해석되고 있다.

엄태영 의원이 김 전 의원 출마요청 대열에 합류한 것을 두곤 일각에서 제천연고를 주장하는 이혜훈 전 의원의 차기 총선 제천·단양 출마가능성 싹을 자르기 위한 행동이라는 말도 나온다. 제천·단양선거구는 엄 의원의 지역구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김영환 전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데 이어 중앙당에 공천을 신청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9~20일 당원 50%, 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충북지사 경선을 실시한다. 과연 국민의힘 충북지역 당원과 도민들은 누굴 충북지사후보로 선출할까. 국민의힘을 넘어 도민들의 시선은 국민의힘 경선결과로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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