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학교급식 개선 의지 없는가
충주시, 학교급식 개선 의지 없는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1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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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건 준 <한살림충주제천 사무국장>

지난 8일 충주시는 ‘충주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충주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시행규칙’ 전문을 개정하는 입법을 예고했다.

지난해 2월 충주시학교급식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 1년 반만의 일이다. 조례가 제정되어 학교급식지원이 제도화 되어 우리아이들의 학교급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에 대한 조속한 실행을 기다려온 충주시민들은 뜬금없는 개정안 입법예고에 당혹스러움을 넘어 충주시의 급식개선 의지 자체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1년을 이리저리 담당자가 변경되어서 또는 아직 준비가 덜 되어서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며 시간을 끌때만 해도 ‘무슨 사정이 있겠지’하며 기다려 오고, 올해는 ‘시의회에서 구체적인 예산까지 세웠었으니, 이번엔 반드시 실행이 되겠지’하며 실행시기가 늦어지는 아쉬움을 뒤로 해 왔지만, 결국 충주시가 학교급식지원을 검토하는 심위위원회를 소집조차 하지 않고 방기하며 허송세월을 보내며 상반기를 그대로 넘겨버리더니 급기야 법안자체를 폐기하고 급식개선을 위한 근본 취지와는 동 떨어지는 내용의 학교급식조례를 다시금 입법예고 하고 있는 것이다.

2004년 도내에서 최초로 7000여 시민들이 청구인으로 참여하는 시민공청회를 통해 조례안에 대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치고, 충주시조례규칙심의위 청구요건 심사를 통과 발의되어 충주시의회의 보류와 재심의 등의 진통을 겪으며 제정된 ‘충주시학교급식조례’를 근본적으로 묵살하고, 행정담당 실무 편의적이며 급식개선에 대한 의지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개악된 조례안을 다시 입법예고 하는 발상은 충주시가 과연 지방자치시대의 시민을 위한 행정기관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충주시가 입법예고한 조례의 내용의 몇몇 핵심적인 사항만을 보더라도 ‘친환경 농산물을 비롯한 국내 우수 농산물’이란 용어를 ‘우수농산물’이란 용어로 변경함으로써 국내산이 아닌 식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고, ‘WTO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라는 작구를 삽입함으로써 WTO 협정에 따른 미국소고기 등 수입농축산물도 공정경쟁개념으로 문제제기하면 배재할 수 없게 스스로를 옭아매어 버렸으며, 현물지원을 없애고 학교급식지원센터 내용을 삭제해 경비만 지원함으로써 학교장에 얼마씩 현금을 지원하여 그에 대한 관리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고 있는 등 조례가 단순히 돈 몇 푼 학교별로 나눠주고 이에 대한 노력을 끝내려는 누가 봐도 의도가 뻔히 보이는 내용으로 일관하여 실제 학교급식의 개선과는 상관없는 내용이다

더구나 이미 제정되어 있는 조례가 수년 동안 지역 내에서 각고의 노력과 끊임없는 협의 과정 속에 탄생된 조례를 하루아침에 없었던 일로 만드는 기상천회한 발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조례안 심의과정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법제화를 통해 좀 더 바람직한 법안 내용을 도출해 내고 제정된 이후에도 더욱 실천력 있는 내용으로 가져가자는 취지에서 발의주체인 주민(급식연대회의), 입법주체인 시의회, 실행주체인 충주시 등 3자가 수차례에 걸쳐 조례안을 다듬고 합의하는 과정이 있었음에도 충주시 스스로가 합의하여 제정한 조례자체를 묵살해 버리는 막가파식 행정 처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오래전에 법제화되고 올해 예산까지 세워졌음에도 충주지역의 학부모를 비롯한 22만 시민들의 염원과 바람을 저버리고 학교급식지원을 시간끌기로 일관하다가 이젠 그 법안자체를 없애버리고자 하는 충주시가 지금이라도 급식지원 행정의 잘못된 방향성에 대해 시인하고 진정으로 우리지역의 소중한 자산이며 역사의 동량이 될 학생들의 건강과 바른 식생활을 위해 그리고 힘겨워 하고 있는 우리지역과 나라의 농가를 회생시키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 될 학교급식을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바라보고 노력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학교급식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일은 어느 무엇보다도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 일임에도 우리들의 바람과는 달리 골칫덩어리로 생각하고 형식적으로 여기는 충주시 행정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슬픈 현실이 이제 걷어내어 지기를 간절하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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