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과 3월 26일을 안중근의 날로 지키자
2월 14일과 3월 26일을 안중근의 날로 지키자
  • 김명철 청주 금천고 교장
  • 승인 2022.03.2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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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역사기행
김명철 청주 금천고 교장
김명철 청주 금천고 교장

 

2월 14일은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고 순국을 준비한 날이다. 그런데 후손된 우리는 오히려 이날을 밸런타인데이로 기억하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한가? 밸런타인데이의 기원은 군인들의 결혼을 금지하던 황제의 명령을 어기고 군인들의 혼배성사를 집전했다가 269년(또는 270년) 2월 14일 순교한 성 발렌티누스를 기념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밸런타인데이와 초콜릿을 교묘하게 연결시켜 장사를 한 사람들은 일본사람들이다. 1936년 고베의 한 제과업체의 밸런타인 초콜릿 광고를 하면서`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인식하도록 하였다. 그 후 1958년에 모리나가 제과에서 `2월 14일 하루만이라도 여성이 남자에게 자유로이 사랑을 고백하게 하자'는 캠페인을 하면서 일본 전체에 유행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일본식 밸런타인데이 풍습을 우리나라의 한 제과회사에서 들여와 초콜릿을 판매하는데 이용했고, 지금은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국적도, 유래도 불분명한 희한한 풍습에 물들고 있는 것이다. 온 국민을 얼빠진 사람으로 만들고, 이렇게 들뜨게 만든 장본인들이 바로 일본 상인들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안중근(본명 응칠) 의사는 1879년 9월 2일 황해도 해주에서 개화사상가 안태훈의 장남으로 아들로 태어났다. 말 타기, 활쏘기, 사격술 등을 익히며, 근대적 민족의식과 천주교 신앙이 깊은 민족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1907년 연해주로 망명한 안중근은 조선 의병 운동에 가담하여 독립군 참모 중장으로 국내진공작전을 2차례 추진하였다.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일본 제국주의 중심인물로 조선 초대 통감을 지낸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대한국 의군의 참모장 자격으로 동양 평화를 위해서 제거했다. 당시 러시아군에 의해 체포될 때 의사는 러시아말로 “코레아 우라(대한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체포된 후 11월 3일 여순감옥으로 압송되었으며, `국사범'으로 분류되어 독방에 구금되었다. 1910년 2월 14일 일본인 판사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고, 3월 26일 어머니가 보내온 한복으로 갈아입고 10분간 무릎 꿇고 기도한 후 교수형으로 순국하였다.

사형 집행 직전 마지막 유언으로 `나는 동양의 평화를 위한 결행한 것이므로 한일간에 화합하여 동양평화에 이바지하기 바란다.'라고 한 뒤 의연한 자세로 순국하였다고 한다. 천국에서 조국의 발전과 통일을 간절히 바라고 계실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며, 2월 14일과 3월 26일을 온 국민의 가슴에 태극기를 다는 안중근의 날로 지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런 취지에서 필자가 근무하는 금천고에는 안중근 유묵을 전시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필자가 부족한 솜씨이지만 조심스럽게 안중근의사의 유묵 7편과 조 마리아 여사의 편지를 서각한 작품을 1층 복도 벽면에 설치해 학생들의 역사교육과 나라 사랑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 초에는 안중근기념관의 홍보팀장이 소문을 듣고 직접 학교로 찾아와 안중근 의사의 유묵 서각을 홍보 영상으로 촬영하고 갔다. 아직 미완성인 작품들을 잘 정리해서 안 의사 순국 기념일에 맞춰 3월 26일 전시공간을 개관하겠다고 말을 하니 그때 다시 와서 촬영하겠다는 약속도 하였다. 무엇보다 충북에 유일하게 안중근 의사 관련 공식 교육 자료로 안중근기념관에 등재한다고 하니 서각을 배운 보람을 크게 느낀다.

일제의 악랄한 강제징용의 현장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의 행태는 제국주의 침략의 망령이 부활하는 듯하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동양평화를 외쳤던 안중근 의사의 평화와 나라 사랑의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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