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일회용품 규제
다시 시작하는 일회용품 규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3.28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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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에 다시 나섰다.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컵, 접시, 용기, 수저 등의 사용이 4월 1일부터 다시 금지된다. 이후 11월부터는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는 막대 사용도 금지되고, 편의점 등 소매업에서도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도 금지된다. 감염병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다시 추진하는 일회용품 규제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 알 수 없지만, 일회용품 규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우리 모두의 현실이다.

일회용품 사용량은 코로나19 이후 많이 증가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회용품 사용량은 2019년 하루평균 733톤에서 2020년 하루평균 848톤으로 15.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심각해진 2021년은 하루평균 일회용품 사용량이 1000톤에 육박할 것이란 추정이다.

이는 2021년 전국 지자체 공공선별장 처리량 기준으로 종이류 25%, 플라스틱류는 19%, 발포수지류 14%, 비닐 9% 증가한 집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세밀하게 시민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일회용품 사용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회용품 규제 정책은 크게 후퇴했다. 감염병 확산 예방 차원에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풀리면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일회용품 사용량 증가는 불가피한 현실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매일 쓰고 버리는 마스크와 비닐장갑의 양만으로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일회용품 처리 방법도 난관이다. 수거해 태우고 묻는다 해도 임시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 썩는 데 100년 걸린다는 플라스틱은 묻으면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고, 태우면 발암물질을 발생해 대기층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묻고 태워도 사실상 처리 불가능한 플라스틱이다. 한때 `플라스틱혁명'이라 불리던 찬사는 이젠 `재앙'이란 오명을 얻으며 현대사업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이 되었다.

일회용품 사용은 감염 비상사태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었지만, 사용량 증가는 부메랑이 되어 지구촌의 모든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바다로 흘러드는 쓰레기의 80%가 플라스틱이고, 부유하는 플라스틱을 먹이로 알고 먹은 바다 생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는 뉴스는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결국 더 많은 플라스틱 사용이 더 빠르게 지구를 오염시키면서 자연과 인간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가 발표되면서 대형 커피가맹점들이 플라스틱 제로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친환경 컵이나 종이 빨대 등 주요 일회용기를 친환경 소재 제품으로 전환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 제품 사용을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텀블러를 가지고 온 고객들에겐 음료 할인을 해주는 방식은 젊은 세대들의 호응을 얻으며 자발적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환경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도 심플하다. MZ세대의 49.6%가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그들의 실천성은 즉각적이다. 조금 번거롭고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텀블러나 도시락통 사용하는 그들의 실천성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정부의 규제도 중요하지만, 지구위기를 유예하기 위한 방안은 결국 개개인의 실천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나부터 줄이고 실천하는 일상으로 다시 리셋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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