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
  •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 승인 2022.03.28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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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40대에 은퇴 생활을 선택한 부부의 이야기를 보았다.

동년배의 은퇴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무 부러웠다. 아마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로또 된 거다, 원래 금수저인 집 아닌가 하며 도끼눈을 뜨고 방송을 봤던 것 같다.

방송을 보면서 부럽다는 마음에 인터뷰 내용은 잘 기억에 남진 않았다. 그렇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도서관 서가에서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김다현·한겨레출판)' 책을 발견하고 그때의 그 이야기구나 싶었다. 책으로도 나왔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 반, 그때의 시기질투의 마음 반으로 책을 읽었다.

읽으면서 방송과는 달리 은퇴를 결심하고 실행하고 그것을 시행하기까지의 긴 과정이 담긴 세밀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렇게 부러워했던 마음이 조금은 미안해졌다.

방송을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면, 이 이야기는 한 번 책으로도 읽어봐 주었으면 좋겠다.

방송보다 책이 은퇴까지의 과정과 심정을 제대로 담아낸 것 같다. 책으로 이 이야기를 다시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다.

이 책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16년을 보내고 가정주부가 꿈이라던 남편에게 물들어 이른 은퇴를 결심하고 실행하고, 실천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파이어족,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경제적 자유와 조기 은퇴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파이어족은 여러 이유로 이른 은퇴를 선택한다.

책 전반부는 `왜 우리가 정년보다 일찍 은퇴를 하게 되었는가'에 할애되어 있다. 이어 은퇴를 결심하고, 은퇴를 하기 위해서 자금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담았다. 금융에 대해 여러 가지로 찾아가며 공부하고 배우며 자금 계획을 세웠다. 현재의 자금 상황을 다시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자금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담았다.

파이어족에게는 은퇴자금 계산 공식 같은 것이 있는데, 연 생활비 지출의 25배를 저축하고 은퇴해서 그 돈을 투자하여 연 5%의 수익을 내고, 4%만 인출해 생활을 하는 것이란다.

그렇게 자금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거쳐서 은퇴 후의 삶을 미리 연습해 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예를 들면 피부 관리를 피부과에서 했는데 셀프로 해본다든가, 맥주 유료화 정책을 해본다든가, 학원비를 실비로 정산받아 새로운 것을 배워본다든가 등 자금 계획 뿐만이 아니라 은퇴 후의 생활을 연습해보고 대비하는 과정이 좋았다.

언젠가 읽었던 책 중에 `노후파산'(NHK 스페셜 제작팀, 다산북스)이라는 책이 있었다. 준비되지 않은 노후를 맞아 파산하는 일본의 노인들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읽으면서 노후가 어찌 될지 알 수 없으니 일할 수 있을 때까지는 최대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차분히 준비해 나가면 경제적 독립을 이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이른 은퇴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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