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녹으면 봄이 와요”
“얼음이 녹으면 봄이 와요”
  • 염창열 충북도 기후대기과 주무관
  • 승인 2022.03.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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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염창열 충북도 기후대기과 주무관
염창열 충북도 기후대기과 주무관

 

“얼음이 녹으면 봄이 와요.”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는 대답을 염두하고 던진 질문에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조카가 내놓은 답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은 언감생심이다. 그래서인지 TV 채널 선택 기준에 우선순위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같은 여행 프로그램이다.

최근에 본 TV 프로그램은 북극과 북극곰에 관한 이야기였다. 찾아보니 지난달 27일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부는 둔 국제 북극곰 보호단체 PBI(Polar Bear International)가 정한 `세계 북극곰의 날'이었다.

포유류인 북극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위기종 적색목록에서 `취약'등급으로 분류된 대표적 멸종 위기 동물이다. 북극곰이 멸종 위기 동물로 분류된 결정되는 계기는 그들의 서식지인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극의 평균 기온 상승률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북극해의 여름 수온은 1982~2010년 평균보다 현재 2~3℃ 더 높게 관측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됨에 따라 북극 해빙의 총 크기는 1970년대 후반 대비 오늘날 절반가량이나 줄어들었다.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열팽창 하면서 해수면은 해마다 약 0.3㎝ 상승하고 있다.

단지 북극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6차 실무그룹1 보고서(과학적 근거)에서도 “전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01~2018년 사이 20㎝ 상승했다. 1901~1971년까지 9.1㎝(연 1.3㎜)에 비해 2006~2018년에는 4.4㎝(연 3.7㎜)로, 연평균 상승 속도는 약 2.85배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 외무부 장관 사이먼 코페의 연설은 큰 울림을 주었다. 한때는 땅이었으나 이제는 무릎까지 물이 차오르는 현장에서 한 연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지난해 9월 공포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이 오늘(3월 25일) 시행된다.

탄소중립기본법을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4번째로 2050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국가가 되었으며 탄소중립의 중간단계인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기존(2018년 대비 26.3%)보다 약 14%p 상향한 40%에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도록 도전적인 목표 또한 법령에 명시하였다.

어느 한쪽에서는 감축목표 설정이 과다하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좀 더 높은 감축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탄소중립이라는 피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전 지구적·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기본법이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만큼 탄소중립 실현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업도산이나 일자리 상실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여 정의로운 전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탄소중립이라는 공통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얼음이 녹으면 이라는 질문에 북극곰이 사라지고, 우리 삶의 터전도 사라진다는 답변을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내놓지 않도록 그들의 봄을 지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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