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김정일
인간 김정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0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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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덕 현<편집국장>

참여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소문으로만 번지던 남북정상회담이 드디어 성사됐다.

남북정상회담은 사실 그동안 잊을만하면 마치 유령처럼 출몰했던 화두이기 때문에 '드디어'라는 표현이 그렇게 부자연스럽지는 않다.

노무현대통령이 탄핵의 족쇄에서 풀려났을 때도 정국의 반전을 위해 정상회담 카드를 쓸 것이라는 억측이 무성했다.

지난해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선 한나라당이 국민과 열린우리당을 향해 아예 선수를 쳤다. 열린당이 자신들의 열세를 일거에 극복할 목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할 지 모른다면서 대 국민 경계경보까지 내린 것이다.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북한변수가 특히 기승을 부리는 시기는 물론 선거철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선거철만 되면 북한이 튀어 나온다. 이를 놓고 정당이나 정치세력간 핏대를 올리는 공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노무현 김정일이 만나는 똑같은 사안을 놓고 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엄밀히 말해 이런 반응은 남북분단 못지 않은 또 다른 민족적 비극이다. 정치와 정당문화가 제대로 된 나라라면, 서로 총부리를 겨눈 상태에서 적국의 원수를 만나는 일인데, 이 얼마나 비젼있고 파격적인 이벤트인가.

정치세력끼리 서로 갈라져 싸우다가도 이런 일엔 오히려 한목소릴 내야 정상이다. 민족의 하나됨은 정당의 이해가 아니라 국가의 이념까지도 극복할 수 있는 인간의 본질적 문제에 해당된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 임기 내에 혹은 임기를 전후해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선거와 맞물릴 수 밖에 없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인 상황에서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의 주기를 따지면 임기 내내 늘 선거정국 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상회담이 하루 이틀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도 왜 선거에 악용하려느냐고 따지고 들면 할말이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정상회담 예정소식을 들은 국민들이 먼저 선거변수를 우려하면서 "어림없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과거 정권들이 북한을 내세워 사람들을 족치고 여론을 호도하고 진실을 은폐했던 악행들을 이젠 국민들이 먼저 안다. 적어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학습효과는 확실하다. 어쨌든 통일을 원한다면 남북정상이 자주 만나 서로 좋아하는 골프를 치던, 양주를 마시던 일을 저질러야 한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이번 정상회담은 한가지 색다른 관점에서 색다른 관심을 촉발시킨다. 바로 노무현 김정일 두 당사자의 캐릭터 때문이다. DJ와 정주영의 방북때도 확인됐지만 역사의 한 획을 긋는 행위는 결코 범상한 접근으로는 불가능하다. 비록 일방적 퍼주기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DJ가 햇볕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나, 정주영이 소를 등장시킨 발상을 아무나 하겠는가.

고졸 신화를 만든 노무현 대통령 못지 않게 김정일국방위원장 역시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 김정일위원장에 대해 한국에 알려진 내용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개인 소유 차량이 500대느니, 비밀 파티때는 손수 운전한다느니, 그러다가 음주운전하다가 무슨 문제를 일으켰느니 이런 얘기들만 강요당했다. 이 시점에서 정말 굼긍한 것은 정말 김정일이 어떤 사람이냐, 그리고 정말 그렇게 형편없는 인간이냐. 이런 궁금증이다. 공교롭게도 김정일에 대한 외국의 일반적인 평가는 '은둔의 지도자'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제발 한국민들에게 한 인간으로서, 국가 경영자로서, 이것도 싫으면 한 체제의 오야붕으로서 정말 얘기를 해라 .

이것을 강조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덕담은 노무현 만세! 김정일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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