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명품
푸틴의 명품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2.03.21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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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집단 최면에 걸린 국민과 정신 나간 지도자.

지난 18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 나타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군중들을 보면 달리 할말이 없는 것 같다.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 정서에서는 말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여 전쟁과 무고한 민간인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있는 러시아가 이날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 행사장에 참가한 군중은 모두 20여만명. 9만명이 입장할 수 있는 경기장에 사람들이 빼곡히 찼고 경기장 밖에서도 10만여명이 운집해 콘서트 실황을 지켜봤다.

이날 압권은 푸틴 대통령이 등장한 장면이었다. 푸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연설을 하면서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행사장에 입고 나온 옷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지탄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무대에 등장하면서 초고가의 명품 패딩 재킷을 입고 나왔다.

이탈리아산 하이엔드(Hi-end) 브랜드인 `로로피아나' 제품인데 옷값은 무려 1600만원에 달한다.

자국의 젊은이들을 전쟁터에 보내 수천명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정작 대통령은 `말도 안되는' 명품 패션쇼를 한 셈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푸틴이 입은 재킷은 러시아 화폐로 환산하면 150만루블 정도다. 지난해 러시아인들의 평균 연봉은 67만8000루블(약 791만원)로 푸틴 대통령 재킷값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비난했다.

이어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일반 국민들의 생활경제는 무너졌고 나날이 재정상태는 나빠지고 있다. 야만적인 침공 이후 러시아 경제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러시아에 있던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으나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고급 이탈리아 재킷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비꼬았다.

푸틴은 오래전부터 명품광으로 불릴 정도로 사치품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기간인 20년 전부터 각종 공식 행사장에서 우리 돈으로 7000만원을 호가하는 파텍 필리프제 명품 시계와 무려 30만파운드(5억5000여만원)짜리 `투르보그라프' 시계 등을 차고 나타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콘서트에는 가수 등 연예인과 러시아 예술 공연단 등이 출연했으며 관중들은 거의 반나절 이상 공연을 즐겼다.

경계 국가인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침략 국가인 러시아에서는 축제를 즐기는 모양새다.

전쟁과 평화.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 대문호 톨스토이가 톨스토이(1828~1910)가 1869년 완성한 세기의 걸작이다. 이 소설은 19세기 초 나폴레옹의 프랑스와 알렉산드르 황제의 러시아가 벌인 전쟁이 배경이다. 전쟁터와 러시아 상류층 사교계가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쪽에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군인들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 러시아 후방의 사교계에서는 사랑과 욕망이 중요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묘사된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위대한' 저서 `전쟁과 평화'에서 모국을 침공한 나폴레옹에 대해 이런 지적을 한다.

“하나님은 파멸시키려는 사람에게서 먼저 이성을 빼앗는다.”

만약 톨스토이가 `부활'한다면 지금의 푸틴을 보고 무슨 말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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