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 포화...원정화장·4~5일장 다반사
화장장 포화...원정화장·4~5일장 다반사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03.1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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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확산탓 사망자 급증
청주목련공원 18일까지 예약 마감
한 화장장에서 유족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한 화장장에서 유족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청주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59)는 얼마 전 폐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73)를 여의었다. 빈소를 차린 후 둘째 날 화장 절차를 알아보다 당혹스러워졌다.

화장 예약이 꽉 찬 탓에 발인에 맞춰 화장을 할 수가 없어서였다. 결국 김씨는 1시간 거리에 있는 충주시공설화장장으로 가야 했다.

강원 원주에 사는 박모씨(63)는 아버지 장례를 3일장으로 치르려다가 화장 예약이 늦어져 4일장을 치렀다. 화장도 원주가 아닌 청주에서 했다. 기타 지역 주민으로 분류되면서 화장 비용 50만원을 고스란히 부담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사망자가 늘면서 상주들이 화장장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예약이 꽉 찬 탓에 관내를 벗어나 비싼 돈을 주고 다른 지역으로 `원정 화장'을 떠나고, 심지어 예약을 못해 어쩔 수 없이 4~5일장을 치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청주시시설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3월 14일 현재 화장 건수는 1830건이다.

하루 평균 18건이다. 예년과 비교할 때 20% 정도 늘어난 수치다.

공단은 올해 초 화장로 1기를 추가로 늘렸지만 밀려드는 예약신청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청주목련공원의 화장예약은 이미 18일까지 마감됐다.

공단은 고령층 사망률 증가 등으로 화장 예약 조기마감이 잦아짐에 따라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청주시민 대상 화장로를 한시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작년보다 화장로를 1기 늘렸는데도 예약을 모두 받기 힘들다”며 “인접 지역이나 관외 지역 이용을 줄이고 청주시민의 우선 예약을 늘리려 한다”고 전했다.

화장장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된 현상은 비단 청주만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9일 현재 하루 평균 화장 건수는 3812건이다.

최근 3년(2018~2020년)간 같은 기간의 일평균 화장 건수 3071건보다 24%(741건) 증가한 수치다.

특히 3월 들어서는 일평균 화장 건수가 1027건에 이른다. 최근 3년간 3월 한 달 동안의 일평균 화장 건수 719건에 비해 308건이나 많다.

이런 까닭에 일부 유가족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충청권이나 멀리 전라도, 강원도 등으로 `원정 화장'을 선택하고 있다.

화장 예약이 어려워 사망 후 3일차 화장을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망자 중 화장을 선택한 유족의 3일차 화장률은 86.4%였다. 그러나 3월 9일 기준 3일차 화장률은 47.4%로 절반이 넘는 52.6%가 사망 후 3일차 화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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