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도 꿀벌 집단 실종 미스터리
충북서도 꿀벌 집단 실종 미스터리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2.03.06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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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농가 20% 피해 … 이상기후·군집 붕괴현상 원인 추정

최근 충북지역 양봉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꿀벌의 20%가 흔적도 없이 떼로 사라져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렇게 꿀벌들이 `집단실종'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6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양봉과 토종벌 등 꿀벌을 사육하는 4926농가 중 484농가 군(벌 무리) 기준으로 20%의 꿀벌이 사라졌다.

지역별로는 옥천과 보은, 음성의 양봉농가 피해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양봉농가가 입은 피해 내용은 대부분 비슷했다. 겨울철 꿀벌은 벌통 안에서 월동하는데 1월에 잠자던 벌을 깨워 먹이를 주며 본격적인 양봉 준비를 하는 `봄 벌 깨우기' 과정에서 꿀벌이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꿀벌이 사라진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렇게 꿀벌이 사라지는 문제는 충북 뿐만 아니라 전북, 제주, 전남, 경남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꿀벌의 집단실종 원인으로 이상기후 변화에 따른 연이은 흉작, 꿀벌의 면역력 저하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일벌들이 돌아오지 않아 유충이 집단폐사하는 벌집의 `군집 붕괴 현상'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현재 바이러스 질병 피해 여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우선 피해 농가와 주변 농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꿀벌 집단실종 및 폐사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으면서 그나마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꿀벌마저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꿀벌의 감소는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어 우려가 크다. 꿀벌은 식물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전달하며 식물에 수분을 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꿀벌이 줄어들면 주변 농작물과 식물 생장에 영향을 미쳐 추가 피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 꿀벌 피해 농민은 “꿀벌들이 이렇게 사라진 건 처음이고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며 “꿀벌들이 사라지면서 올해 벌꿀 농사는 일찌감치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133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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