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역사문화권의 정비는 이제부터
중원역사문화권의 정비는 이제부터
  • 김도연 충북도문화재연구원 중원학연구팀장
  • 승인 2022.03.06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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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선-땅과 사람들
김도연 충북도문화재연구원 중원학연구팀장
김도연 충북도문화재연구원 중원학연구팀장

 

지난 2021년 12월 중원역사문화권이 추가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중원역사문화가 고대역사문화권의 하나로 인정받게 되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중원역사문화권은 충북, 강원, 경북,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고구려·백제·신라 시대의 유적·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다른 역사문화권이 보통 고대국가를 중심으로 설정된 반면 중원역사문화권은 충북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 중심의 문화권이라는 점이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번 특별법 개정에 따라 중원역사문화권이 설정되면서 중원역사문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

충청북도와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원지역의 고구려 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중원역사문화의 정체성을 밝히기 위해 문헌기록을 수집하고 연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한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에서는 2월 17일 연구기관ㆍ대학ㆍ지자체ㆍ지역사회 등이 참여한 중원문화연구포럼을 출범하고 중원지역 고대 문화 실체 파악을 위한 학술발굴조사와 연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중원역사문화권을 정비해나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중원역사문화권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원역사문화권이 공간 중심의 문화권인 만큼 시간적, 공간적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이 문화권만의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물론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역사문화권 정비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이를 어떻게 연구ㆍ활용하는 데에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타 문화권의 경우 광엽협의체 구축이나 전담조직 운영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우리 지역은 이러한 것에 소극적인 것 같다. 더욱이 충청북도의 경우 학예인력이 부족하여 향후 역사문화권 관련 업무를 추진할 수 있을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충청북도는 물론이거니와 11개 시군에서도 특별법 개정 이후 고대역사문화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연구나 정책적인 부분보다도 중요한 것은 중원역사문화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별법 개정이 이루어진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이 법에 대한 주요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중원역사문화라는 말조차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중원역사문화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1조에는 이 법의 목적을 문화권별로 문화유산은 조사ㆍ연구하고, 발굴ㆍ복원하여 역사적 가치를 조명함과 동시에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지역 내 고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많은 문화유산들을 연구하고 활용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번 특별법 시행을 기점으로 우리 지역의 고대 역사문화의 실체가 더욱 명확히 밝혀지고 이를 도민들과 함께 향유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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