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퇴근길 음악 이야기
행복한 퇴근길 음악 이야기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2.03.0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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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지금은 학교에서 은퇴하고 출, 퇴근 시간을 신경 쓰지 않은지 반년이란 시간이 지나 출근 시간의 설레임과 퇴근 시간의 행복감을 추억으로만 생각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시작이란 말은 출발, 설레임, 첫사랑 등을 연상하게 하는 기분 좋은 말이다. 오늘도 인생 2막을 위해 새로운 시작을 기다린다. 오늘은 나를 행복하게 했던 퇴근길 음악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학교의 시작은 3월 2일 시작되는 시업식이고, 모든 연주의 시작은 인트로(전주) 이다. 그리고 방송을 시작할 때는 언제나 오프닝 음악으로 애청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이끌어준다.

작년에 썼던 글 속에 매일 밤 열 시에 시작되는 모 FM 방송의 오프닝 음악 `Hymn'을 소개를 한 기억이 난다. 목가적이고 묵직한 떨림의 바순의 소리가 잠들기 전의 평안함으로 마음에 닿는다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퇴근길 6시에 오보에와 클라리넷의 가슴 저린 선율로 즐거운 퇴근길을 함께하는 아름다운 음악이 있어 소개해 본다.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의 오프닝 곡인 `Tiger in the night'란 음악이 퇴근길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던 나의 귀를 늘 행복하게 해주던 위안의 음악이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은 클래식 FM에서 매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라디오와 음악을 좋아하는 애청자들에게 전 세계의 유명한 음악이나 3세계의 음악들을 소개하고 들려주는, 귀로 듣는 세계 음악 여행안내자 이기도 하다. 멋진 목소리를 가진 DJ의 진행으로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동일한 오프닝 멘트로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안하기도 했다. 그리고 라디오를 사랑하는 애청자들에게 퇴근길 감미로운 목소리는 마음의 위안과 따뜻한 가정의 품을 떠올리게 하곤 했다.

오프닝 곡 `Tiger in the night'는 영국의 팝가수 Colin Blunstone의 곡으로 1997년 영화 `Keep the Aspidistra Flying'의 삽입곡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브래드 피트의 영화 `조블랙의 사랑'에도 사용되었다. 원곡은 가사가 있는 팝송이지만 세상의 모든 음악의 오프닝 버전은 가사가 없는 영국의 `로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 버전이다. 초반부 아름다운 하프 소리와 함께 시작하고, 그 선율 위에 현악기의 소리가 더해진 후 오보에와 클라리넷의 연주로 멜로디를 이어나간다. 어떤 곡을 좋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에게는 목관 악기의 아름다운 선율에 퇴근길의 평안함을 느끼게 하는 피로회복제이기도 하였다.

1794년에 발표된 시 `The Tiger'는 이렇게 시작된다. “당신은 내 마음 깊은 숲 속에 자리 잡은 밝게 빛나는 호랑이입니다. 당신은 나를 세상에서 강하게 버틸 수 있도록 해주는 존재입니다.(이하생략)

이 시에서 밤 속의 호랑이는 언제나 나를 든든하게 지탱해준 버팀목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3월이 시작되어도 오미크론의 강력한 힘이 전국을 강타하고 선거의 막바지로 어수선한 세상이다. 어렵고 힘든 세상 속에도 우리는 마음속에 내재된 검은 호랑이의 믿음과 호신술로 긍정을 꽃피우고, 퇴근길의 즐거운 음악과 함께 행복한 내일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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