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고자가 된 사람
스스로 고자가 된 사람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2.02.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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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천국에 가기 위해 스스로 고자가 된 사람이 있으니, 들을 귀 있는 자는 듣고 행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이 있다.

`개역 한글 성경'은 마태복음 19장 12절을 통해 “어미의 태로부터 된 고자도 있고, 사람이 만든 고자도 있고, 천국을 위하여 스스로 된 고자도 있도다. 이 말을 받을만한 자는 받을지어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 구절을 `현대인의 성경'은 “처음부터 결혼할 수 없는 몸으로 태어난 남자도 있고, 불구자가 되어서 결혼할 수 없는 남자도 있으며, 하늘나라를 위해 스스로 결혼을 포기한 사람도 있다. 이 교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받아들여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미의 태로부터 된 고자'나 `사람이 만든 고자'란 어떤 의미인가? 현대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현대인의 성경'구절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미의 태로부터 된 고자'는 `처음부터 결혼할 수 없는 몸으로 태어난 남자'로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인 성불구자로 태어난 사람을 의미한다. `사람이 만든 고자'는 `불구자가 되어서 결혼할 수 없는 남자'로 태어난 이후에 후천적으로 성불구자가 된 사람을 의미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천국을 위하여 스스로 된 고자'는 `현대인의 성경'구절처럼, `하늘나라를 위해 스스로 결혼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단순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선 안 된다.

그렇다면 천국을 위하여 스스로 고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선악과를 따 먹기 전, 일원(一元)의 에덴동산인 하늘나라로 돌아가기 위해, 인식 주체인 나와 인식 객체인 대상 세계로 분리된 가운데, 생사거래(生死去來) 원근친소(遠近親疏) 대소유무(大小有無) 음(陰)과 양(陽) 및 남(男)과 여(女) 등에 물들지 않은 순수 의식을 회복함으로써, `심령이 가난한 자'로 거듭나는 것이 바로 스스로 고자가 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제 안의 온갖 주견을 비워내고 `심령이 가난한 자'로 거듭남은, 불교에서 말하는 온갖 업식을 녹이고 나 없음의 무아(無我)를 깨달음으로써 크게 죽어 크게 살아남과 일맥상통한다.

`심령이 가난한 자'로 거듭남과 무아(無我)를 깨닫고 크게 죽어 크게 살아남과 관련, 사서삼경 중 하나인 중용(中庸)은 “喜怒哀之未發謂中”(희로애락지미발위지중) 즉, 희로애락이 일어나기 전의 마음을 `중'이라 한다고 전제하고, “中也者天下之大本也”(중야자천하지대본야) 즉, 중은 천하의 근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심령이 가난한 자'로 거듭남과 무아(無我)를 깨닫고 크게 죽어 크게 살아남 등의 핵심은, 들뜨고 흩어지고 탁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으고 맑힘으로써,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침 없는 지공무사한 순수 의식을 회복하는 것이다. 순수 의식을 회복한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가 아니라, 온갖 주견과 업을 녹여냄으로써, 갓난아기 같은 천진난만한 군자(君子)나 도인(道人)이 되어, 지극히 올곧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

완전무결할 수는 없겠지만, 향후 5년여 동안 대한민국호를 이끌어갈 대통령은 누가 되어야 하는가?

대선 후보 중 누가 갓난아기 같은 순수 의식을 더 많이 회복했고, 돈과 권력에 대한 욕심-욕망 및 이성에 대한 그릇된 욕정 등을 더 멀리 벗어났는가?

자신의 출세욕에 눈먼 자는 누구이고, 대한민국을 위해 지극한 올곧음으로 `광명이세(光明理世) 홍익인간(弘益人間)'할 수 있는 대선 후보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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