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
  •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22.02.2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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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새 학기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개강은 대부분 온라인수업으로 시작되었었다. 물론 지금도 오미크론의 위세가 거세지만 근무하는 대학에서 이번 학기 1/3 이상 대면강의를 추진하기로 결정하였고 오랜만에 새 학기 시작을 대면으로 하게 되었다. 대학교육이 시작된 이래로 대면강의가 일반적인 개강 형태였을 텐데 단 2년 비대면 강의로 개강을 하고 보니 새로 대면강의로 시작하는 것이 조금 벅차게 느껴졌다. 하여 개강 전에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처럼 온라인콘텐츠로 배울 내용을 미리 듣고 1주차 대면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해 보려 한다. 대면 강의로의 연착륙이라고나 할까?

새로운 수업에 대한 고심은 우리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독일의 바덴-뷔템베르크 주 교육부는 `참여를 통한 학습'에 관한 새로운 협력 협정을 체결하였다고 밝혔다. 참여를 통한 학습이라 부제가 붙은 수업 방법은 서비스 러닝(Service Learning), 이 학습 방법은 교과에서 학습한 전문적 지식, 능력, 태도 등을 사회적 참여와 결합한 형태를 말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학생은 교실에서 지식이나 이론을 학습한다. 학습 후 기관(대부분 비영리 단체 또는 사회봉사 단체)에서 학습한 지식을 전달하거나 적용하는 등 자원 봉사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이 배운 것을 보다 깊이 성찰하게 된다. 이렇게 학교 내 배움과 사회적 실천을 함께 도모하는 것이 이 방법의 특징이다.

어느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과학 수업 시간에 빛의 직진 등 자연현상에 대해 배웠다고 하자. 그들은 인근에 있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빛에 관한 실험을 같이해봄으로써 해당 지식을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린 학생들에게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설명하면서 자신의 이해를 성찰하게 됨은 물론 더 깊은 학습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과 전문성과 사회적 참여를 결합한 참여를 통한 학습, 서비스 러닝이다.

서비스 러닝에는 직접 봉사(direct service), 간접 봉사(indirect service), 옹호(advocacy)의 세 유형으로 나뉘기도 하는데, 직접 봉사는 어린 학생 공부 돕기, 식사 제공, 난민 가족 돕기, 위탁견 산책 또는 요양원 행사 참여 등이 속하고 간접 봉사에는 기금 마련 행사를 조직하고 환경을 돕기 위해 나무를 심는 등 후방에서 지원하는 모든 일들이 포함된다. 옹호는 정부에 편지를 보내거나 시위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을 교육하는 등 지지 의사를 밝히는 일들이 이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을 중심으로 각 전공에서 학습한 내용을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적용하고 실천하는 등의 서비스 러닝이 교양강의나 교내 비교과 프로젝트 등으로 시행되고 있다. 혹은 환경교육이나 민주시민교육처럼 사회 속에서의 실천이 강조되는 범교과 주제를 학습할 때 초, 중등학교에서 지역사회 실천과 연계하여 운영하기도 한다.

독일 바덴-뷔템베르크 주 교육부장관은 서비스 러닝을 포함한 참여를 통한 학습이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와 역량을 전달하며 특히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적 결속력 등의 가치를 강화할 수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단체와 기관의 지원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협정의 의의를 강조했다.

이제 조금씩 코로나19 이후의 공부를 고민할 때, 많은 것이 변했지만 지속해야 할 가치는 유지하면서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교육에 종사하는 우리의 2022년 1학기 숙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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