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아파트 분양 이대로 괜찮을까
쏟아지는 아파트 분양 이대로 괜찮을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2.21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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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지난해 부동산 광풍이 불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전국 각지가 신규 아파트 분양은 물론 미분양 아파트도 모두 소화할 만큼 버블화된 부동산 가격은 국민 생활에 직격탄이 되었다.


내 집 마련의 꿈이 더 멀어진 젊은 세대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을 포기하는 현상으로 이어졌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권 당첨이 로또로 인식되면서 팍팍한 도시민들의 삶을 더 옥죄였다. 돈이 돈을 버는 이상한 부동산 시장은 결국 빈부의 격차만 늘리며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심화시켰다.


그럼에도 부동산 열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 탓에 올해도 아파트 분양이 급증하고 있다. 충북은 2만2400여 가구가 올해 분양될 계획이다. 충북에서도 특히 청주지역의 아파트 공급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2만2400가구 중 1만8000가구가 청주 지역이고,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큰 규모의 분양이라고 하니 미분양 사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더구나 올해 입주를 앞둔 아파트가 5000가구임을 고려한다면 과잉분양에 따른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 청약률은 고공행진이다. 청주지역은 올해 1월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에 나선 단지들 모두 순위 내 마감됐다. 개신동에 11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더샵 아파트는 1순위 평균 15대 1, 수곡동에 2700여세대 분양하는 `포레나'아파트는 1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평당 1000만원이 웃도는 가격대임에도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은 우선 되고 보자는 심리도 작용했다고 보인다.


건설사들의 분양 계획도 경쟁적이다. SK에코플랜트와 GS건설은 봉명동에 `청주SK뷰자이'를 3월에 선보이고, 오송과 가경동, 용암동, 테크노폴리스 지역 등도 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많은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언제 미분양사태로 돌아설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청주시는 아파트 미분양 관리지역이었다. 2017년 청주지역 신문들은 청주지역의 아파트 미분양 사태의 심각성을 담은 기사를 쏟아냈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아파트가 8000가구에 육박하면서 지역경제에 큰 문제로 대두하기도 했다.


이처럼 관리지역으로 선정될 만큼 심각했던 청주의 미분양 사태가 갑자기 분양 완료로 마무리된 데에는 서울의 부동산 투기세력이 유입되면서였다. 당시 묻지마 투자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닥치는 대로 아파트를 사들인 외부세력들은 1년 만에 청주를 떠나면서 부동산 가격만 높여 놓았다. 세제 혜택과 막대한 부동산 차익만 얻고 떠난 그들과 달리, 지역민들은 고스란히 부동산 가격만 떠안는 손해를 입었던 것이다.


부동산 분양이 급증하면서 또다시 가격 거품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벌써 남쪽 지방을 시작으로 아파트 청약시장이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만큼 출렁거리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지방은 아파트 미분양 사태도 재연될 소지가 많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선과 지선 정국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부동산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지만 경제 문제에 기민하지 못한 서민들만 피해볼 것은 자명하다. 섣부른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내 집 마련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굴절된 부동산을 바로잡고자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도 쏟아지고 있다.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살아야 하는 한국의 현실이지만 올바른 주거정책이 반드시 실행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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