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봄을 기다리는 고목
`500년' 봄을 기다리는 고목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2.17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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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오송 연제리 모과나무
세월의 흔적 담은 텅빈 나무 속
온갖 풍파에도 의연한 자태 여전

오송 연제리에 가면 500번의 봄을 기다리는 모과나무가 있습니다.

잎 하나 없는 나목 위에 지난해 달린 모과가 아직도 가지 끝에 매달려 있어 무슨 사연일까 눈여겨보게 됩니다.

마을이 생겨나고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마을이 생겨나는 걸 오래 지켜본 나무의 눈길은 아닌지 잠시 그 시간의 깊이를 생각해봅니다.

한 자리에서 버텨온 500년 세월은 상처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용트림하듯 울퉁불퉁 차고 오른 몸 속은 텅 비었고, 잘린 몸은 철제기둥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온갖 풍파가 새겨져 있지만 세조 임금이 하사한 `무동처사(楙洞處士)'라는 이름을 증명하듯 봄을 맞이하는 나무의 자태는 매끄럽고 의연합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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