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스마트 팜 이야기 - 선악과
좌충우돌 스마트 팜 이야기 - 선악과
  •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 승인 2022.02.1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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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인류의 기원은 유신론자들의 창조론과 과학자들의 진화론으로 대부분 구분 짓는다. 창조론은 우주 만물이 어떤 신적 존재의 행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창세기를 보면 인류 최초 인간에게 선악과를 먹게 만든 간사한 뱀은 저주를 받는다. 영원히 배로 바닥을 기어다니며 먼지를 먹으며 살게 된 것이다. 흙으로 빚어 숨을 불어넣은 아담과 그의 갈비뼈로 만든 이브는 뱀의 교활한 꾀에 넘어갔다.

그때부터 인간의 우매함이 시작된 것일까. 그 원죄로 남은 삶을 줄곧 고통으로 땅을 부쳐 풀을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마침내 모두 먼지로 돌아간다는 성경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인류문명의 발상지는 큰 강 유역의 하구인 비옥한 토양에서 이루어져왔다. 토양의 기능은 동식물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식물을 지지하거나 영양분을 공급한다. 농사의 기본은 흙이다. 좋은 땅에서 좋은 열매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00여년간 인간이 태운 화석 연료에서 뿜어져 나온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탄소를 붙잡아 두는 것이다. 이로써 비옥한 토양인 기름진 땅을 만들어야 한다.

흔히 말하는 기름진 땅에는 `토양유기탄소'의 농도가 높다. 유기탄소란 유기체에 의해 생성된 물질의 일부가 분해된 후 토양에 남아있는 탄소를 말한다. 유기물이 풍부한 땅에서는 식물이 잘 자란다. 그 식물은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해 땅에 붙잡아 둔다.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토의 경우 토양 유기물은 2~3% 정도이다. 볏짚이나 보리짚, 산야초, 버섯배지 등과 같은 부산물과 가축분에 톱밥을 혼합해 발효시킨 퇴비는 유기물 함량이 높아 토양의 물리적 성질상 효과 좋은 자재이다.

하지만 가축분 퇴비를 다량으로 사용하면 토양에 인산이 많이 쌓이는 문제가 발생한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몸에 좋은 약도 과하면 해가되 듯 토양에는 적당한 양의 유기물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부터 토양 조사를 시작해 `흙토람'이라는 정보시스템을 만들었다. 비료사용처방전을 활용하거나 농업인이 직접 토양 시료를 채취해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하면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로써 적정량의 퇴비 사용방법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토양유기탄소 정보와 다양한 토양 특성을 표시한 토양지도 및 토양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된 시스템 구축사업은 여러나라의 협력 사업을 통해 각국의 토양유기탄소 정보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 토양유기탄소 지도가 구축되면 기후변화 위기 대응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토양유기탄소가 높은 기름진 땅을 만들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위기 극복은 아직 기회가 있다. 우리가 만들 땅에 희망이 있다. 우리의 포기 하지 않는 근성이 대한민국 스마트팜 기술력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

인간은 언젠가 죽고 흙으로 돌아간다. 원죄에 빠진 우매한 인간이 되지 말고 후회 없는 삶을 만들자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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