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의 꿈
번데기의 꿈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0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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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춘 규 사무국장 <충북숲해설가협회>

인간은 '알 수 없는' 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그것도 우리 아이들이. 이 '알 수 없는'이란 뜻의 희랍어가 '아토피'이다. 문명화되고 도시화된 삶은 아이들에게 먹지 말아야 될 것과 살지 말아야할 공간을 제공하며 아이들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빼앗아 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건강한 삶을 돌려줄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이 고칠 수 없는 병은 자연에 맡겨라'고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 컴퓨터를 모르고 학원이 없으며, 아파트에서의 삶이 없었던 세대가 누렸던 은빛 부서지는 개울가의 눈부심과 숲 속 동물들의 소리로 가득했던 자연 속에서의 즐거움을 지금의 아이들은 가지지 못한다. 우리는 밤새 가려움에 울며 괴로워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를 모르고 안타까워하기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전 세대들이 누렸던 자연 속에 무엇이 있기에 그런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먼저 숲을 통해 가졌던 정서적 안정감이 각인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식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후두엽 부위에서 알파파가 증가한다고 한다. 알파파는 명상 등을 통해 나타나는 가장 활성화되는 파장이다. 뇌파가 알파파가 되면 심리적, 정서적 안정감을 가진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은 개울과 같은 자연하천, 숲 속에서는 음이온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 대기 중에서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존재하는데 양이온은 인간 몸에 활성산소를 만들어 몸을 병들게 한다. 원래 대기 중에는 음이온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인류 문명은 그 비율을 변화시켜 양이온을 증가시키고 있다.

또 하나 숲 속에서 만나는 것 중 화학 물질인 '피톤치드'를 들 수 있다. 식물 역시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숲 속 다른 동종들에게 곤충의 공격을 알리는 물질을 분비한다. 이것을 '자스몬산'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곤충들에게서 피해를 입지않기 위해 생성하는 수많은 물질을 통틀어 '피톤치드'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식물의 물질을 정제시켜 모은 것이 '에센셜오일'이다.

숲으로 가면 이런 화학물질을 흠뻑 흡수하게 된다. 인체에 무해한 이런 유익한 물질들은 숲으로 가야 만날 수 있다. 물론,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만 추출해 만든 에센셜오일이 있지만, 정서적 안정감과 함께 즐거움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숲 속에 있는 것이다.

이런 모든 환경 때문에 숲 속에서 아이들을 뛰어놀게 만드는 것만으로 아이들에게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된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이 의사나 변호사를 꿈꾸는 아이들의 꿈은 어찌 보면 아이들 스스로의 꿈이라기보다는 부모의 꿈일지도 모른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자연의 생태를 통해 우주의 철학을 배우게 해주는 게 더 중요한 일이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꿈을 꿀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가르침이 아니겠는가.

우주는 거창한 것이 아닌 뒤돌아 바라보면 있는 숲 속에 있다. 자연은 곧 우주이다. 인간이 우주이듯. 숲에서 만나는 많은 생명들의 존재방식 역시 우주의 의지이며 우주 질서를 그대로 닮아 있다. 이제 어머니 지구를 떠나 대기권 밖으로 나가야만 우주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항상 뒤에 두고 바라보지 않던 숲 속으로 들어가 우주를 만나야 한다.

우리는 숲으로 가야 한다. 수억 만년의 지구는 숲에서 자라는 식물들의 소곤거림에 익숙해 있다. 인간 역시 도시문명을 만들기 훨씬 이전부터 숲속 나무들과 함께 했었다. 우리의 몸속엔 그 시대를 살던 조상들의 삶의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말한다. "자연을 놔두고 천국을 이야기 하다니. 그것은 지구를 모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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