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토 바꾸는 계기 돼야
정치풍토 바꾸는 계기 돼야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2.02.13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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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취재팀)
석재동 부장(취재팀)

 

청주시 상당구 국회의원 재선거가 국민의힘 독주체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정당의 무공천 속에 무소속 후보들의 도전이 예상되지만 유력정당 후보를 선호하는 충북민심을 볼 때 무소속의 승전고를 듣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충북도민들은 2000년대 들어 치러진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를 한 명도 선택하지 않았다. 군소정당 후보도 충청정당을 표방했던 옛 자유민주연합(자민련)과 자유선진당 후보를 뽑아줬을 뿐이다.

이번 재선거가 국민의힘 독주체제로 치러지게 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이 귀책사유를 이유로 무공천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정순 전 국회의원이 회계책임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자 당 쇄신안의 일환으로 무공천을 결정했다.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까지 포함해 3곳을 무공천 했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당시 `원인 제공 무공천' 당헌을 뒤집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를 냈다가 참패했던 잘못을 바로잡은 결정이다.

정치권과 유권자 사이에선 민주당의 쇄신안을 두고 대통령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결론적으로 올바른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충청권에선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귀책사유가 있는 정당은 “유권자의 표심으로 판단 받겠다”며 뻔뻔하게 후보를 공천하는 게 관행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총선과 함께 치러진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무공천약속을 깼다.

충남 천안에서는 지난 2019년 11월 14일 구본영 전 천안시장이 중도 낙마했다. 그는 2014년 5월 지역 인사에게 후원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로 대법원에서 `벌금 800만원에 추징금 2000만원'을 최종 선고받아 시장직을 상실했다. 애초 구속기소됐던 구 전 시장은 보석허가를 받아 재판을 받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재판 일정이 잡혀 있던 구 전 시장을 당내 경선도 없이 전략공천했다. 결과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구속기소된 인물을 공천해 결국 보궐선거를 치르게 했다. 천안시민들은 보궐선거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박상돈 후보를 선택했다. 민주당의 오만함이 민심에 무릎 꿇은 결과다.

민주당은 같은 해 치러진 충북도의원 보은선거구 재선거에서 후보를 냈다. 이 재선거도 하유정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사전 선거 운동)이라는 민주당의 귀책사유가 있는 선거였다. 이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패했다.

이 같은 사례는 민주당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에도 있다.

청주 상당은 누가 뭐라고 해도 `충북의 정치 1번지'이다. 청주의 역사를 간직한 구도심 상당수 지역이 포함돼 있고 충북도청과 청주시청 등 행정기관이 밀집해 있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출마자들은 그 상징성에 걸맞은 깨끗한 선거운동으로 상당구 재선거의 부끄러움을 씻어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 정우택 후보는 4선 국회의원에 충북도지사, 해양수산부장관이라는 화려한 경력과 높은 인지도를 과신해선 안 된다. 과신은 유권자를 등 돌리게 한다.

무소속 후보들도 정 후보의 화려한 경력에 주눅들 필요는 없다. 유권자들은 항상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을 갈망한다. 기존 거대양당에 신물이 난 유권자도 많다.

이번 청주 상당 재선거가 충북정가에 귀책사유 제공 시 무공천하는 책임정치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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