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공약은 어디로
청년 공약은 어디로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2.02.07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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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희한하다. 월급은 꼬박 나오는데 돈이 모이지 않는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돈의 씀씀이가 많을 수밖에 없는 청장년층에서 더 그렇다.

월세나 전세금 이자 등 주거비, 식비, 자녀 교육비, 교통·통신비 등 기본 생활비용 부담에 웬만큼 돈을 벌어서는 저축은 꿈도 못꾼다.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지표가 나왔다. 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2016~2021년 최근 5년간 고용노동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중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인상률은 임금 인상률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이 기간에 직장인의 월 평균 임금은 310만5000원에서 365만3000원으로 17.6%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근로소득세·사회보험료 부담은 36만3000원에서 50만7000원으로 39.4% 증가했다. 근로소득세는 10만2740원에서 17만5260원으로 70.6% 늘었다. 건강보험료 등 각종 사회보험료도 임금 인상률을 크게 앞질렀다.

고용보험료는 5년 만에 44.8% 증가했으며 건강보험료도 같은 기간 30% 이상 올랐다. 올해도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등은 요율 인상에 따라 직장인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세금 뿐만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쩔수 없이 지출해야 하는 외식 비용도 크게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월 외식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5%에 달했다. 2009년 2월(5.6% 상승)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외식물가 조사 품목 39개 중 갈비탕은 1년 전에 비해 11.0%, 생선회는 9.4%. 소고기 8.0%, 김밥 7.7%, 햄버거 7.6%, 설렁탕 7.5% 라면 7.0%, 짜장면 6.9%, 치킨 6.3%, 삼겹살 5.9%, 돈가스 5.7% 등 거의 모든 외식 품목들이 1년 전에 비해 올랐다.

가공식품류도 대폭 상승했다. 국수는 무려 27.8%, 밀가루는 12.1%, 식용유 14.4%, 우유 6.6%, 어묵 6.6%, 햄 및 베이컨 5.2% 등 가공식품 평균 물가도 전년 대비 4.2% 올라 2014년 8월(4.5%)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세금에다 외식비, 음식료품 가격까지 죄다 월급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현실. 당연히 직장인들이 돈을 모으기 힘들 수밖에 없다.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가구의 경우 더 죽을 맛이다.

수도권에서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영끌' 대출을 해서 아파트를 구입한 직장인들의 경우 요즘 한숨만 내쉬고 있다. 매달 원리금은 꼬박 갚아나가고 있는데 최근 1~2년새 수억원이나 하락한 집값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월세나 전세를 살고 있는 가구들 역시 해마다 급등한 전·월세비 부담에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

직장인이 월급으로 한 푼도 쓰지않고 집을 사는데 걸리는 기간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6년엔 11.8년이면 됐는데 2021년에는 21.0년으로 무려 9.2년이 증가했다. 기본 생활비를 고려하면 평생 월급 생활자는 집을 사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이런 숨막히는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후보들의 청년 대책 공약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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