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한반도에 복이 찾아올까요
새해에는 한반도에 복이 찾아올까요
  • 노동영 변호사
  • 승인 2022.01.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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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法傳心
노동영 변호사
노동영 변호사

임인년(壬寅年) 새해에 처음 인사드립니다. 설 명절과 입춘이 아직이어서 음력 기준으로는 여전히 신축년(辛丑年)이라고도 하지만, 양력 기준으로 2022년이 밝았으니 지난 것을 털어내되 좋은 것을 이어 새로운 마음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71년 전 1월 4일은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국군과 유엔군이 북진(北進)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진격한 국군 6사단이 철모로 압록강물을 마시며 전쟁의 끝과 통일을 기대하고 있었음에도, 중국인민지원군이 전격 참전하면서 목전이었던 한반도 통일이 물거품이 되고 전쟁의 양상이 달라진 `1·4후퇴'일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서 종종 한국전쟁의 암울한 역사를 불러내는 이유는 일제강점으로부터 독립의 기쁨도 잠시, 냉전에 따른 국론 분열에도 불구하고 맨 땅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는데, 곧이은 한국전쟁으로 또 폐허가 되는 한반도의 불운한 역사를 기억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우리 현실에 투영함으로써 미래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정말 애매하게도 평화상태가 아닌, 법적으로는 전시인 사실상의 평화상태입니다. 휴전협정에 의해 전쟁이 오랫동안 정지되어 있을 뿐이지 법적으로는 여전히 전시이지만, 휴전 당시에도 예상하지 못한 오랜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전시법(戰時法)을 적용하면 늘 국가비상상태에서 계엄상황에 의해 국가와 국민 모두 커다란 제약을 받기 때문에 평시의 법치에 따라 규율되고 있습니다.

현 정부 들어서 중점을 두는 대북 또는 평화정책은 종전선언을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평화여건과 통일기반을 조성하는데 종전선언은 종래 별로 논의되거나 요구되지 않았습니다. 상징적이지만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휴전(전시)상태에서 충분한 신뢰 없이 남북정상이 종전을 선언하고도 휴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등의 진전된 논의를 바로 이루어내지 못하면 법적으로는 전시인데 정치적으로는 평시가 되어 한반도 안보질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은 문서를 통해 신뢰와 평화를 추구하는 제도적 평화라면, 종전선언에 연연하지 않고 비정치적 교류를 확대하면서 충분히 신뢰를 쌓은 후 진전된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이 실질적 평화입니다.

30여년 전 남북기본합의서의 체결, 남북의 유엔 동시 가입, 남북 정상회담, 개성공단 협력 등 수많은 남북의 화해 시도에 당시 전문가들은 통일이 10-20년 내 가능할 것이라 전망하였습니다. 그런데도 남북관계는 여전히 제자리입니다. 종전선언으로 갑자기 신뢰와 평화의 물꼬가 터질 것이라고 본다면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의견을 왜곡해서는 안됩니다. 현 정부의 임기 말 치적을 위해 충분한 신뢰 없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외부의 불순세력들의 개입 여지를 두면서 한반도 안보질서를 난세로 만들까봐 우려되는 것입니다.

올 상반기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어 우리의 미래에 정말 중요한 해입니다. 차기 대통령은 코로나정국으로 시름이 깊은 민생을 살피고, 한반도 역사를 제대로 알아 그 기반 위에서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기 영합의 중구난방(衆口難防) 정책을 경계합니다. 한반도에 복을 몰고 올 초인을 기다립니다.

/강동대 경찰행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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