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慧眼
국민의 慧眼
  • 방 석 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2.01.13 2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 석 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 석 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 석 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탈무드는 유대인들에게 성서 다음으로 중요시되는 제2의 경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유대인들의 신앙생활 토대가 됨은 물론이고, 일상적 삶의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한 탈무드의 무수한 명언-명구들은, 유대교인이 아닌 전 세계의 무수한 사람에게까지 전파돼 그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탈무드의 가르침은 종교와 무관하게 전 세계인들의 의식 속에 알알이 수놓아진 채, 지구촌의 정신문화에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무드는 “그 사람의 입장에 서기 전까지 절대 그 사람을 욕하거나 책망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강조하고 있다. 상대방과 자신의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 보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도 유사한 가르침이다. 탈무드는 또 “먼저 해야 할 일부터 손을 대고,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은 마지막에 가서 하라.”고 설파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서(四書)의 하나인 대학(大學)은 “知所先後(지소선후) 卽近道矣(즉근도의)” 즉, `먼저 할 바와 나중 할 바를 안다면 도에 가깝다'는 의미를 가르치고 있다.

탈무드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賢明) 한 사람'이라는 가르침을 통해 언제나 적극적으로 배우면서 자신의 역량과 그릇을 키워나갈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공자님도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 즉,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느냐며 언제나 가슴을 활짝 열고 겸허하게 배우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공자님은 한 발 더 나가서 “지지위지지(知之爲知之) 부지위부지(不知爲不知) 시지야(是知也)” 즉,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앎이라는 말씀을 설파하신다.

결국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이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는 순간임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아는 것 못지않게,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의 경우라면 더욱더 그렇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따라서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민 앞에 서서 자신이 모르는 것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거나,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자신의 그릇된 앎을 버젓이 입 밖에 내는 뻔뻔하고 어리석은 자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 대선 후보들의 면면을 날카롭게 예의주시하면서, 그들의 감춰진 속내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진면목(眞面目)을 낱낱이 꿰뚫어 볼 수 있는 국민의 혜안(慧眼) 번뜩여야 할 때다.

近朱者赤(군주자적) 近墨者黑(근묵자흑)이란 말이 있다. 붉은 사람과 가깝게 지내면 자신도 모르게 붉은 사람이 되고, 검은 사람과 가깝게 지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검은 사람이 돼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신이 민주당 성향에 물들어 있다면 민주당 성향을 벗어 던지고, 국민의힘 성향에 물들어 있다면 국민의힘 성향을 벗어 던짐으로써, 모든 국민들이 그 어느 쪽에도 물들지 않은 지공 무사한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당 대선 후보도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며,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전 국민이 예리한 혜안을 번쩍 떠야만, 최악의 대통령을 면하고 차악의 대통령이라도 선출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