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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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홍훈 세르지오 신부 양업고 교장
  • 승인 2022.01.0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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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장홍훈 세르지오 신부 양업고 교장
장홍훈 세르지오 신부 양업고 교장

 

새해 벽두이다. 한 해 동안 헛것을 따라다니지 말라고, 김형영 시인은 깨우침을 준다.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산다/ 내가 꽃인데/ 꽃을 찾아다니는가 하면/ 내가 바람인데/ 한 발짝도 나를 떠나지 못하고/ …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한평생도 모자란 듯 기웃거리다가/ 나를 바로 보지 못하고/ 나는 나를 떠나 떠돌아다닌다// 내가 나무이고/ 내가 꽃이고/ 내가 향기인데/ 끝내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그만 헛것이 되어 떠돌아다닌다// 나 없는 내가 되어 떠돌아다닌다.'

새해에는 누구나 새롭게 살기를 희망한다. 성경에는 `새롭다'는 뜻으로`카이노스(kainos)'라는 말을 쓴다. 익숙하지 않은, 색다른, 예기치 않은 옛것을 능가하는, 놀라운 것이란 뜻이 있다.

과연 매년의 벽두에는 새것, 변조되지 않은 것, 손대지 않은 것의 숨결이 있다. 새것에는 반짝임이 있다. 새 차를 타고 달릴 때의 짜릿함, 새로 산 오디오에서 나는 소리, 새 옷의 감촉. 그런데 이러한 새것에 대한 느낌의 기저에는 새사람으로 행동한다면 남들이 나를 새롭게 대해 줄 것이란 바람까지 숨어 있다. 용기를 내어 새로운 말, 새로운 몸짓, 새로운 대응으로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모색한다.

벽두의 공통 화두가 있다면 `새로운 시작'일 것이다. 그런데 새롭게 시작하기를 원한다면 각자의 삶을 스스로 떠맡아야 한다. 운명이 삶을 결정했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스스로 삶을 책임져야 한다. 사실 매 순간 새로 시작할 수 있다. 내 삶이 엉겅퀴와 돌투성이에, 잡초 덤불 무성한 혼돈과 음울의 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우선 먼저 새해에 새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자. 인간관계, 일, 혹은 사는 방식 중 분명하게 하나를 선택하자. 그다음에는 새로이 선택한 것이 자랄 수 있도록 내 안에 잘못 자란 것을 솎아내자. 이처럼 새로운 실천을 계획하고자 할 때 `나지작반'이라는 원칙을 추천하고 싶다. 즉,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그리고 반복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원칙이다. 이 원칙의 반대는 `너부터, 나중에, 큰 것부터, 그리고 한 번에'가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추천하고 싶은 것이 `누적 생명 포인트'원칙이다.

새해 많이 웃어라: 좋은 인상 포인트가 누적된다.

새해 많이 걸으라: 건강 포인트가 누적된다.

새해 좋은 생각을 많이 하라; 머리가 맑아지는 포인트가 누적된다.

새해 많이 칭찬하라; 관계 포인트가 누적된다.

새해 책을 많이 읽어라; 교양과 품위 포인트가 누적된다.

새해 약속을 꼭 지켜라: 신용 포인트가 누적된다.

새해 밝은 생각을 하라: 적극과 긍정 포인트가 누적된다.

이 생명 포인트의 적립 혜택은 행복하고 기쁜 삶을 누적시킨다. 생명 포인트는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생명 포인트의 특징은 처음 몇 번으로는 별 효과가 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그리고 자주 이용해야 그 점수가 누적되어 특별 선물을 받게 된다.

새해 벽두에 위 두 가지 원칙을 `카이노스'로 얻는 삶의 여행권으로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물론, 새해 `카이노스'와 함께하는 이 여행권은 공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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