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두동강 … “軍비행구역 때문이라고?”
마을 두동강 … “軍비행구역 때문이라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1.0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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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공 “청주~세종고속道 최적 노선 … 협조”만 되풀이
변경 노선 603항공대대와 이격차 없어 … 의구심 증폭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 107가구 주민 집단 반발 지속

속보=청주~세종 고속도로 노선변경으로 마을이 두 동강 나게 된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 마을주민들이 집단 반발(본보 4일자 1면 보도)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노선변경의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주민들의 의심만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된 청주~세종 고속도로 노선은 당초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와 윗쪽인 노송1리, 2리 사이를 관통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가 새로 공개한 노선은 당초 계획보다 200여m 남쪽으로 이동돼 당초 노선에서 비켜나 있던 송용리 마을 한복판을 관통하고 있다.

대대로 고향을 지켜온 송용리 107가구 주민들은 마을이 두 동강 나게 된 노선 변경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에 대해 인근 항공대대의 비행안전구역에 저촉돼 노선이 변경됐고 최적의 노선 계획임을 감안해 협조해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인근 603 항공대대와 협의한 결과, 노선이 비행안전구역에 저촉되는 바람에 송용리 마을을 관통하도록 노선을 변경(타당성평가 보완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노선과 변경된 노선을 보면 한국도로공사의 답변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노선 변경된 부분은 송용리 마을과 노송 1~2리 마을 부분일 뿐, 603항공대대가 위치한 곳의 노선은 기존 노선과 별반 이격차가 없기 때문이다. <도표 참조> 게다가 변경된 노선은 공사비가 무려 500억원이나 추가되는 상황이다.

이장 장홍순씨(61)는 “항공대대의 비행안전구역에 어떻게 저촉이 되길래 우리 마을을 두 동강 내면서 갈 수밖에 없는지 의문”이라며 “노선 도면상, 항공대대가 있는 곳의 노선은 기존노선과 이격 차가 거의 없는데, 멀찌감치 떨어진 우리 마을의 중앙부를 파고들며 고속도로를 낼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 강모씨(61)는 “지난해 말 한국도로공사에 당초 노선으로 다시 변경할 것을 요청하는 민원을 넣었지만, (변경안이)최적의 계획임을 감안해 협조해달라는 답변만 받았다”며 “변경된 노선은 지하 터널구간으로, 당초 노선보다 공사비도 500억원이 더 든다는데, 그렇다면 애초부터 본안 설계가 잘못돼 세금만 이중으로 날리게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측은 “노선 변경 검토 시 송용리 구간은 지하화하고, 주변 다른 마을은 당초 계획보다 이격되도록 계획해 인근 주민의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입장만 내놓을 뿐 노선변경 사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청주~세종 고속도로는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에서 세종시 연서면 구간 왕복 4차선 19.2㎞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오는 2030년 완공 예정이다.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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